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은 176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3억4000만 달러로 5.0% 늘었다.
1~10일 수출을 품목별로 나누면 반도체(43.0%)와 컴퓨터 주변기기(53.6%) 등이 크게 늘었다. 반면 승용차(-8.6%)와 석유제품(-9.4%)·무선통신기기(-9.2%) 등은 감소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36억1400만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6%로 전년동기보다 4.4%포인트 상승했다.
수출 대상국별로 구분해 보면 중국(19.0%)과 미국(19.4%)·베트남(6.7%), 유럽연합(10.3%) 등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말레이시아(-26.2%) 등으로 수출은 줄었다. 전체 수출에서 상위 3개국인 중국(37억5600만 달러)과 미국(37억 달러)·베트남(15억7100만 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1~10일 수입은 191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반도체(42.0%), 반도체 제조장비(89.7%) 등에서 늘었고 원유(-13.1%), 가스(-26.5%) 등에서는 줄었다. 중국(30.2%)과 유럽연합(16.8%), 미국(4.1%), 일본(32.3%) 등으로부터 수입은 증가했다. 호주(-32.8%) 등은 감소했다. 1∼10일 무역수지는 15억5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탄핵 정국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연말에도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였으나, 이는 월초에 수입이 집중되며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2월 전체적으로 반도체 중심의 수출 ‘플러스’가 15개월 연속 이어지고, 무역수지는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이날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차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를 개최하고 “해외로부터 수출계약 취소나 대금 미지급 등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수출 물품의 선적·인도도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정국 혼란의 악영향 여부는 내년 상반기 수출 실적을 봐야 알 수 있다”(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는 분석이 나온다. 장 실장은 “현재 수출은 몇 개월 전 계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해외 바이어의 방한이 취소되거나 수출 상담이 중단되는 등 현상이 일어날까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