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챗GPT 통합하고 AI 칩도 개발... 'SW-HW 수직계열화' 시동

애플이 음성 비서 시리(Siri)에 챗GPT를 통합하며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AI 서버용 칩도 자체 개발에 나서며, 애플 특유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수직계열화를 통한 폐쇄형 생태계’를 AI에서도 구현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애플이 11일 애플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기능을 담은 운영체제 iOS 18.2, iPadOS 18.2, macOS Sequoia 15.2를 출시했다. 사진 애플

애플이 11일 애플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기능을 담은 운영체제 iOS 18.2, iPadOS 18.2, macOS Sequoia 15.2를 출시했다. 사진 애플

 

애플 시리, 챗GPT 통합 시작

11일(현지시간) 애플은 새로운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을 더한 iOS 18.2 등 아이폰·아이패드·맥북용 운영체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받는 건 시리와 챗GPT의 통합이다. 음성 비서인 시리에게 요청한 작업이나 질문 중 복잡한 건 챗GPT를 활용해 답한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4o(포오)가 시리에 통합돼서다. AI 작문이나 이미지 생성도 챗GPT 앱을 설치하거나 계정을 만들지 않고도 시리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 맞춤 이미지나 이모티콘을 만드는 젠모지, 이미지 플레이 그라운드 등의 AI 기능도 추가됐다.   

아이폰 교체 수요 늘까

애플의 관건은 아이폰16 시리즈의 교체 수요다. 신작 아이폰16 시리즈는 지난 9월 출시됐지만, 정작 주요 AI 기능은 이번에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내년 1월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갤럭시 S2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라, 양사의 ‘AI 폰’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아이폰 16. 사진 애플

아이폰 16. 사진 애플

 
다만, 아이폰16의 한국어 AI 서비스는 아직이다. 애플은 중국어·영어(인도)·프랑스어·독일어·일본어·한국어·스페인어·베트남어는 내년 4월부터 순차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어 지원이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본다. 애플이 미국 영어 외에 호주·캐나다·영국 영어 지원을 이제 막 시작했고 아직 인도·싱가포르 등 현지 영어 지원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애플 실리콘’ AI 용 만든다

이날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은 애플이 브로드컴과 AI 서버 전용 칩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처리에 필수적인 칩 네트워킹 기술을 위해 브로드컴과 협력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 대량 양산이 목표라는 것이다. 외신은 특히, 애플이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는 엔비디아에 의존하지 않고 AI 데이터를 처리하기 원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브로드컴은 통신·네트워크 칩 강자로, 자체 반도체 설계 능력이 부족한 기업의 칩을 맞춤 설계해주는 주문형 반도체(ASIC) 사업도 선도하고 있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설계 및 제작했고, 오픈AI도 자체 AI 반도체를 브로드컴에 맡기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애플은 더 나아갔다. 구글이 TPU의 설계와 제조 관리까지 브로드컴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일부 네트워크 기술에서만 브로드컴의 힘을 빌릴 뿐 전체 칩 설계는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AI를 아이폰·아이패드 등 기기 내에서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정책을 쓰지만, 챗GPT같이 크기가 큰 모델은 외부 클라우드로 연결해야 한다. 애플은 이를 자사의 비공개 클라우드에서 처리한다. 아이폰에서 시리로 챗GPT를 써도, 사용자 데이터가 오픈AI에게 넘어가거나 AI 훈련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거다. 애플이 자체 AI 서버 칩을 개발하는 것도, AI 서비스에서 기술적으로 자립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