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명 더 그만두면 마비"…'국무회의 위기론' 나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 내부에서 ‘국무회의 존속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주재한 국무위원 간담회에 참석한 국무위원들 사이에서 “야당의 탄핵에 국무위원이 한 명이라도 더 사표를 내면 향후 국무회의 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국무회의가 마비되면 법률안과 시행령 등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정부의 주요 정책 의사 결정이 올스톱된다.  

 
위기론의 주된 이유는 국무회의 구성 요건을 규정한 헌법 조항 때문이다. 헌법 제88조에 따르면 ‘국무회의는 국무위원 15인 이상’일 때 구성된다. 현재 정부 국무위원(각 부처 장관) 숫자는 국방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장관의 공석으로 16명이라 구성 정족수를 간신히 충족하는 수준이다.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시 단 한 명의 국무위원만 빠져도 국무회의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 대행과 전·현직 국무위원 9명이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라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부처 장관 인사를 한 전례가 없어, 공석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권한대행 총리에겐 인사권과 법률 거부권을 행사할 능동적 권한이 없다”며 탄핵을 경고했다. 복수의 국무위원은 16일 통화에서 “간담회에서 국정 마비 우려에 야당의 탄핵 시도에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탄핵된 국무위원은 직무는 정지되나 인용 전까지 국무위원의 신분은 유지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야당의 무차별적 탄핵이 이어질 경우 국무위원 구성은 물론, 과반이 참석해야 하는 국무회의 의결 정족수(11명) 문제마저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