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상해치사,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 등 혐의로 노숙인인 50대 남성 2명을 지난 16일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숙인인 이들은 지난 10월 14일과 16일 의정부시 의정부역 앞 공원에서 50대 남성 A씨의 머리와 복부를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건 발생 엿새 뒤인 10월 20일 오후 7시 10분쯤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빨래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빨래방 내부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스스로 실내로 들어와 의자에 앉았고 이후 엎드린 상태로 숨진 것을 파악했다. 단순 변사로 종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A씨의 시신을 확인하던 중 왼쪽 옆구리에서 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폭행 범죄를 의심한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한 달 후 국과수는 ‘몸통 둔력 손상’에 따른 타살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누군가에게 걷어차이고 밟히는 형태의 폭행을 당했다는 소견이었다.
경찰은 A씨의 사망 전 동선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CCTV와 인근 노숙자 여러 명을 상대로 탐문을 이어간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전 다른 노숙인 2명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지난 11일 사건 발생 약 2개월 만에 50대 남성 2명을 의정부역 광장에서 차례로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A씨를 알지 못하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제시하자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노숙인들의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지만 잠복 수사 끝에 검거했다”며 “부검 소견 등을 통해 이들의 폭행과 A씨의 사망 간 인과관계를 규명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