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잇는 초광역 경제·생활권 조성
충청권 4개 시·도는 18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충청광역연합 출범식을 열고, 이달 말부터 공식 업무를 개시한다. 이 연합은 충청권 광역철도 개설 등 교통 인프라 사업 외에 산업·문화·국제교류 등 그동안 충청권행정협의회 등에서 다뤄온 연계·협력 사안에 머리를 맞댄다. 각 지역과 정부에서 이관·위임한 4개 분야 20개 사무를 총괄한다.
충청광역연합은 연합장과 연합의회 의장을 둔 국내 최초의 특별자치단체다. 기존 행정협의회나 자치단체조합과 달리 규약으로 정한 사무 범위 내에서 인사·조직권, 조례·규칙 제정권 등 자치권을 갖는 게 특징이다. 정부가 2022년 1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별자치단체 설립 근거를 마련한 이후 첫 출범 사례로 기록됐다.
앞서 부산·울산·경남 등 3개 지자체가 ‘부·울·경 특별지자체(부·울·경 특별연합)’ 설립을 가장 먼저 추진했으나, 2022년 10월께 합의가 파기되면서 무산됐다. 진창언 행정안전부 자치분권지원과 사무관은 “충청권 공동 대응이 필요한 광역행정 수요를 특별지자체가 도맡아 처리할 것으로 본다”며 “개별적으로 해결이 어려웠던 초광역 사업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환 초대 연합장 “128년 만에 충청 한 몸 됐다”
김영환 연합장은 “1896년 충청도가 충북도와 충청남도로 나누어진 지 128년 만에 충청광역연합이 출범하면서 560만 충청이 다시 한 몸이 됐다”며 “충청을 잇는 광역철도 등 초광역 교통 인프라와 청주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 충청의 수려한 자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드는 문제, 각종 상수원·산림 규제를 풀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 등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의장은 “충청권 지역 현안 해결과 충청권 발전, 주민 행복을 위해 4개 시·도의회가 지혜와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출범식에 참석한 충청권 단체장은 “충청광역연합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고 입을 모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충청광역연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와 영호남 정치체계 극복,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충청연합이 지방정부 역할과 기능이 가능하도록 정부에서 더 많은 권양 이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충청권은 이제 행정구역을 넘어 공동 경제권과 생활권을 조성하게 됐다”며 “저출산 고령화와 수도권 집중화 문제, 지역소멸 위기 등 산적한 국가적 위기를 지방에서 해법을 찾는 계기로 만들자”고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 집안 한 뿌리가 하나가 된 역사적인 날”이라며 “4개 시도가 함께하는 충청광역연합이 영호남 패권 속에서 충청의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충청권 광역철도·모빌리티 산업 등 공동 현안 대응
충청권을 광역 생활경제권으로 묶기 위한 교통망 조성과 권역 차원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CTX), 충청권 제2외곽 순환고속도로, 충청권 첨단 바이오 혁신 신약 클러스터,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조성 등 교통·산업 인프라 사업과 충청권 연계 연구·개발 프로젝트, 충청권 광역 브랜드 개발 등이다. 국가 사무는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구축·운영 사업을 위임받았다. 사업 예산은 균등 분담을 원칙으로 하되, 내용에 따라 4개 시·도가 분담 비율을 정하기로 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충청광역연합은 독립된 집행 조직과 의회를 갖춰, 신속한 의사 결정과 속도감 있는 초광역 프로젝트가 추진이 기대된다”며 “충청권 협력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