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라는 가시밭길…그럼에도 글 쓸 수 있어 행복”

 

1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린 제43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보선(신춘시조상)·정지윤(시조신인상)·강정숙(시조대상) 시인과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주간. 김종호 기자

1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린 제43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보선(신춘시조상)·정지윤(시조신인상)·강정숙(시조대상) 시인과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주간. 김종호 기자

제43회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제35회 중앙신춘시조상 시상식이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시조 ‘저녁의 나무 도마’로 대상을 받은 강정숙(77) 시인은 “제 앞에 놓인 시조의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알면 알수록,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어려운 문학이었다”며 “글로 인해 슬프기도 했으나 글로 인해 행복하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강정숙 시인은 2002년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그 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다가 22년 만에 중앙시조대상을 거머쥐게 됐다.

이광호 대상 심사위원(문학평론가)은 “일상적 이미지(나무 도마)를 가지고 ‘밥줄’이라는 삶의 체험적 가치에 이르는 감각적인 묘사를 보여준다. 구체적인 삶의 감각을 선명한 이미지와 적절한 형식으로 표현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는 심사평을 전했다.

중앙시조신인상은 ‘중력엔 그물이 없다’의 정지윤(60) 시인이, 중앙신춘시조상은 ‘평원을 달린다’를 쓴 김보선(63) 시인이 각각 받았다. 정지윤 시인은 “삶의 거대한 바다에 시조의 그물을 펼쳐 살아있는 삶의 순간들을 잡는 어부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정용국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이제 우리는 모국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읽을 수 있는 문학의 품격을 갖추게 됐다”며 “시조 시인들에게도 좋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앙시조대상을 꿈꾸며 정진한 많은 시인에게 존경의 뜻을 보낸다”고 했다.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주간은 “수상작은 시조가 지닌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룬 훌륭한 작품들”이라며 “시조 문학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시조 시인 오종문·강현덕·서숙희·손영희·정혜숙·이태순·류미야·김태경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