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탓 개인사업자 연체율 역대 최고…대출액도 첫 감소

김영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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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여파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개인사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이 적고 영업 기간이 짧은 영세·신규 사업자일수록 타격이 컸다. 빚낼 여력이 줄어들면서 평균 대출액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3년 개인사업자 부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66%로 2017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1년 전(0.36%)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면서 상승 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비은행 대출 연체율이 0.65%포인트 오르면서 전체 상승세를 견인했다. 

코로나19 시기 대출로 연명하던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부진에 빚 갚을 여력이 한계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2020년 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2023년 1월 3.5%를 찍고 계속 유지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영세·신규 사업자 위주로 자금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별 연체율을 보면 3000만원 미만 사업자가 1.37%로 가장 높았고, 사업 기간별에선 3∼10년 미만이 0.89%로 가장 높았다. 또 종사자가 없는 개인사업자 연체율(0.69%)이 종사자가 있는 경우(0.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 연령층에서 연체율이 늘었지만, 청년층의 연체율 증가세가 컸다. 29세 이하의 연체율은 1.00%로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0.41%포인트 오르면서 증가 폭도 두드러졌다. 다른 연령대에선 40~49세(0.71%), 50~59세(0.68%), 30~39세(0.63%)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고, 70세 이상(0.54%)이 가장 낮았다.


산업 중에서는 건설업의 연체율이 1.38%로 가장 높았다. 농림어업(1.00%), 사업지원·임대(0.90%), 숙박·음식(0.72%), 도소매(0.70%) 등이 뒤를 이었다.  

빚낼 여력이 없다 보니 대출액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꺾였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의 평균 대출액은 1억7897만원으로 1년 전보다 49만원(0.3%) 줄었다. 대출 용도별로 보면 사업자 대출은 1.9% 증가했지만 가계대출은 2.8% 줄었다. 산업별 평균 대출은 보건·사회복지업이 6억537만원으로 가장 많고, 농림어업(3억 3063만 원), 제조업(2억 6835만 원) 순이었다. 

김지은 과장은 “고금리에 이미 가지고 있는 빚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규 대출을 졸라맨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업자 대출이 소폭 늘긴 했지만, 과거와 비교해 증가 폭은 역대 최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