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의대생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을 신뢰하고 의지했던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부모, 가족, 지인들은 다시 피해자를 볼 수 없게 됐고 앞으로 겪어야 할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리 범행 도구인 칼을 준비하고 청테이프까지 구입해 피해자를 여러 번 찌른 점 등에 비춰 살해 고의는 확정적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도 잔혹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요청에 대해선 "범행 이후 경위와 정황을 고려하면 장기간 실형을 넘어서 집행 후 전자장치나 보호관찰을 할 정도로 동종범행을 저지를 개연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A씨는 지난 5월 6일 20대 여성 B씨를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으로 데려간 뒤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와 B씨는 연인 관계로, 올해 4월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혼인신고를 한 뒤 이후 피해자의 가족과 갈등을 겪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첫 공판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정신감정 결과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