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국가수사본부·국방부 조사본부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번째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공조본에서 요청한 출석 기한은 25일 오전 10시까지다. 윤 대통령 측이 이에 응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공조본은 윤 대통령에게 지난 18일까지 출석할 것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불응한 바 있다.


차정현 공수처 부장검사 명의로 작성된 2차 출석요구서엔 윤 대통령의 혐의가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적시됐으며,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공수처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공수처는 최근 경찰과 검찰로부터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윤 대통령 사건을 이첩받으며 윤 대통령을 수사하는 유일한 수사기관이 됐다.


공조본은 이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과 윤 대통령 관저 그리고 부속실에 특급우편과 전자공문 두 가지 방식으로 출석 요구서를 전달했다. 공조본은 지난 16일 1차 출석 요구서를 특급우편과 인편 방식으로 보냈으나 모두 불발됐다. 공조본 관계자들이 출석 요구서를 들고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직접 찾았지만 대통령경호처가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했고, 특급우편은 반송되거나 수취인 불명으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2차 출석 요구에선 발송만으로도 해당 서류가 도달한 것으로 간주되는 전자공문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이 소환 요구에 응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19일 서울고검 앞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체포 명령을 한 적이 없다.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가 될 수 없다”면서도 “곧 꾸려질 변호팀 혹은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출석할지 여부를 밝힐 것이다”고 했다.




만약 윤 대통령이 2차 소환통보에도 불응할시, 공수처는 강제수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도록 하겠다”며 강제수사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공수처는 18일 체포했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문 전 사령관은 계엄 직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로 병력을 파견했고, 정보사 산하 북파공작부대(HID)를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비상계엄 설계자로 의심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 1일 경기 안산의 롯데리아 매장에서 만나 계엄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문 전 사령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조본의 민간인 비상계엄 개입 의혹 수사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신병은 경찰 국수본이, 문 전 사령관의 신병은 공수처가 확보한 상태다. 공수처 관계자는 “국수본과 공수처가 각각 노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 수사를 하지만, 공조수사본부에 속해있고 해당 사건들이 깊이 연관된 만큼 필요한 진술과 물증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