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하루 사이에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센터에는 50여 개의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대부분 현재 임시직으로 구단 행정을 총괄하는 특정 인사 A씨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해당 상황을 제보한 인천 서포터스 그룹 ‘파랑검정’ 관계자는 “23일에는 인천 팬들이 인천광역시청에도 근조 화환을 보낼 예정”이라면서 “다음 시즌 인천이 K리그1으로 복귀하기 위해선 1분 1초가 아쉬운데, A씨를 비롯해 구단 행정을 이끌어가는 일부 인사들은 구단의 미래보다 자신의 이익만 신경 쓰는 것 같아 아쉽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파랑검정을 중심으로 한 인천 팬들의 불만은 최근 공식 활동을 종료한 비상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혁신위가 ‘조속한 시일 내에 K리그1에 재진입하기 위해 구단의 운영 방침과 비전의 뼈대를 다시 세운다’는 출범 당시의 명분과 맞지 않는 활동으로 일관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혁신위 활동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핵심 역할을 한 A씨가 윤정환 감독 영입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 처리로 인해 논란을 야기 시켰다. 올 시즌 막판 인천 지휘봉을 잡은 최영근 감독과의 계약이 제대로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 감독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 ‘이중계약’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인천 구단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당초 오는 23일에 최 감독과 A씨가 직접 만나 향후 거취 문제를 논의한 뒤 최종적으로 24일에 결론을 짓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22일에 구단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계약해지 발표와 함께 새 감독 선임 확정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자 최 감독이 극심한 실망감과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 팬들은 “전국대회 2관왕을 달성한 구단 산하 유스팀 감독이 갑작스럽게 계약해지 된 배경에 A씨의 입김이 작용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주장하면서 “혁신위 운영의 난맥상에 대해 구단 단장 및 팀장급 이상 사무국 관계자 전원이 참석하는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도력이 검증된 새 감독을 영입하고도 인천 구단 관계자들이 팬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는 상황에 대해 축구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도권 구단 감독 B씨는 “인천은 창단 이후 운영이나 팀 컬러에서 시도민구단의 모범이 되는 축구클럽 중 하나”라면서 “2부리그 강등 직후인 지금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와 안타깝다. 사리사욕을 접고 구단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구단을 맡아 이끌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 구단 관계자는 “윤정환 감독 선임과 관련해 23일 중 인천시청이 해명 자료를 발표할 것으로 안다”면서 “서둘러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