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여성 승객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애인 콜택시 기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오전 8시 40분 부산 서구에서 지적장애 3급인 20대 여성 B씨를 택시에 태운 뒤 뒷좌석에 앉은 B씨의 손을 잡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남자친구 있어요? 사귈래?"라고 말하며 B씨에게 가까이 다가오라고 요구한 뒤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피해자는 현재도 외출 시 택시를 탈 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성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적장애인에게 접근하기 쉬운 상황을 이용한 범행이라는 점에서도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 "피해자는 피고인과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1심의 징역 2년 형은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인 2년 6개월 이상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것이기 때문에 더 감경할 여지가 없다"고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