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고용 서비스컨설팅 업체 챌린저 그레이 자료를 인용해 올들어 지난달까지 퇴직한 미국 상장기업 CEO가 327명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존 연간 최다 기록인 2019년의 312명을 초과한 기록이다.
주요 대기업의 데이비드 칼훈 보잉 CEO, 팻 젤싱어 인텔 CEO, 존 도나호 나이키 CEO 등이 올해 주가 폭락 속에 물러났다.
컨설팅업체 러셀 레이놀즈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퇴직한 CEO들 중에서 8명은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다. 조기 퇴진 CEO 수로는 2019년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일부 분야 CEO들은 불확실한 내년 전망에 대한 두려움으로 은퇴를 앞당겼다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대적인 관세 인상 방침과 자유무역 위협 긴장감 등이 예고되자 글로벌 공급망을 관리하는 CEO들은 앞으로 다가올 골칫거리를 떠안느니 차라리 은퇴를 택한다는 것이다.
상장기업 CEO가 비상장기업 임원 자리로 옮기는 CEO들도 늘고 있다. 비상장기업은 상장기업만큼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고 지분을 이용한 보상도 더 너그럽게 준다는 것이다.
칼라일이나 KKR 등 대형 사모펀드들은 상장기업 CEO 출신 임원들을 고문으로 고용해 상당한 급여를 지급하기도 한다.
FT가 인용한 ISS(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CEO가 받은 보상의 중간값(median)은 1560만 달러(270억원)로 사상 최고였다. 이는 작년보다 100만 달러(15억원) 많은 액수다.
대부분의 CEO가 현금보다 회사 주식으로 보상을 받는 데다 올해 미국 증시가 활황이었기 때문에 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CEO뿐만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퇴직하는 사례가 늘었다.
12월 소프트웨어 업체 데이터레일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상장 대기업 CF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3년을 간신히 넘는 정도로 2년 전의 3.5년보다 줄었다. CFO의 퇴직 사유 중 CEO로 승진해서 CFO를 그만두는 경우는 드물었다.
미국 상장 대기업 중 2018년부터 2023년까지 CFO를 3번 갈아치운 회사는 152개였다. 이 중에는 달러제너럴, 익스피디어, 언더아머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