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선거 오늘부터 시작…해 넘긴 의정갈등 풀어갈 수장 누구

의사단체 대표를 뽑는 투표가 시작된 2일 서울 대한의사협회(의협) 모습.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사흘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 보궐선거 투표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의사단체 대표를 뽑는 투표가 시작된 2일 서울 대한의사협회(의협) 모습.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의협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사흘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 보궐선거 투표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 투표가 2일 시작됐다. 의협을 누가 이끌지에 따라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대립 중인 의사들의 투쟁 및 협상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라 관심이 쏠린다.  

의협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43대 의협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이날부터 4일까지 투표권을 보유한 회원 5만1895명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전자투표 방식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두고 7~8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이번에 선출되는 회장은 의료계의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의 수장으로서,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정갈등 해소를 위해 방향타를 잡게 된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정부와 협의에 나서야 하고, 정부가 의료개혁특위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각종 의료정책의 협의에도 관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 논란 및 전공의 단체와의 불협화음으로 탄핵당한 만큼, 신임 회장 앞에는 여러 의사 직역을 아울러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 공유스페이스 포엘 컨퍼런스홀에서 한국여자의사회 주관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 공유스페이스 포엘 컨퍼런스홀에서 한국여자의사회 주관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출사표를 낸 후보 5명은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이다. 이들은 모두 2000명 의대 증원을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세부적인 기조에는 차이가 있다. 강경파로 꼽히는 주수호·김택우 후보는 2025학년도 모집을 지금이라도 중단해야 하며, 2025학년도 정원이 확정되면 2026학년도 모집이라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후보들도 2026년도 정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론도 조금씩 언급되고 있다. 무조건 모집중단을 고수하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에서 정부와 협의를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령 지난달 21일 열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 ‘정부가 2026학년도 정원은 2025학년도에 증원한 만큼 줄이겠다고 하면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동욱·최안나 후보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2025학년도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1500여명 늘어난 4610명인데, 2026학년도에는 3058명에서 1500여명을 줄여 1500명만 뽑자고 제안하면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강희경 후보는 올해 휴학생까지 합하면 1학년이 7500여명이라 교육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2026학년도 인원은 0~500명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여론조사가 없는 의협 회장 선거 특성상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전공의의 표심을 잡은 후보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대정부 투쟁을 이끌고 있는 전공의들의 선택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며 “다만 이들의 표심이 한 후보로 쏠렸는지, 여러 후보로 분산됐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