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발된 삼성 명장은 계열사별로 삼성전자 9명·삼성디스플레이 2명·삼성SDI 2명·삼성중공업 2명 등 총 15명이다. 삼성은 2019년부터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장인 수준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를 삼성 명장으로 선발해왔다.
올해는 반도체 전쟁 속 기술 개발의 사활이 걸린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에서만 5명이 배출됐다. 단일 부문에서 최다 선정 기록이다. 특히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의 김정환 명장(52)은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위에 빛으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 극자외선(EUV) 노광기의 성능을 개선해 D램 수율(양품 생산 비율)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UV 노광기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인데, 김 명장은 노광기 오류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중공업에서도 첫 명장을 배출해 눈길을 끌었다. 오선규 명장(51)과 허정영 명장(55)은 제조기술 전문가로서 나란히 삼성중공업 명장에 올랐다. 오 명장은 해양 프로젝트 생산설계·제조·설치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중공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허 명장은 선박 제조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현장에서 조선소 생산성을 높였다.
계열사 뿐만 아니라 선정 분야도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제조기술과 금형, 품질 등 제조분야에 한정됐지만 지난해 영업마케팅과 구매에 이어 올해는 환경안전 분야로도 확대됐다. 올해 삼성전자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의 강현진 명장(51)은 환경안전 전문가로서, 반도체 사업장의 작업 프로세스와 설비 인증 체계를 고도화해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삼성은 현재까지 총 69명의 명장을 선발했다. 2019년 제도 도입 당시 4명으로 시작해 20년 4명→21년 9명→22년·23년 11명→24년·25년 15명으로 선발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삼성 명장에 선정될 경우 격려금과 명장 수당 뿐 아니라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 선발 등 인사 혜택을 제공한다.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장 제도는 대외적으로 고급 인력 유치가 치열한 산업에서 인력 확보를 용이하게 하고 사내에서는 종업원들이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인재상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