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퇴직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친목 모임인 동우회도 따로 꾸려졌다. 상업은행은 ‘효자동 동우회’, 한일은행은 ‘을지로 동우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에서 함께 일하다 퇴직해도 출신 은행에 따라 각자 다른 동우회에 가입하는 상황이 지속했다. 하지만 1999년 합병 이후 상업·한일은행이 아닌 우리은행으로 입행한 직원들이 퇴직할 시기가 다가오자, 동우회를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두 은행 출신 간에 고질적인 갈등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계파 갈등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개별 동우회를 통합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동우회 통합 문제는 임 회장 취임 직후 계파 갈등 해결을 위해 만든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본격 논의됐다. 임 회장도 동우회 통합을 위해 직접 역대 은행장을 만나 설득에 나섰고, 원로 은행장들도 후배들의 쇄신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고 뜻을 모으면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동우회 통합의 첫 단추를 끼웠지만, 너무 늦은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간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에 알력 다툼이 우리은행 발전을 저해한다는 대내외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퇴직자 친목 모임까지 따로 가지는 갈등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계파문화 청산을 위한 전사적 인식개선을 위해 윤리 규범을 손질하고, 모든 인사자료에서 출신 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는 등 임직원 간 융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