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등 美동부 폭설 비상…6000만명 영향권, AFP "5명 사망"

워싱턴 DC 등 미국 동부 일대에 6일(현지시간) 폭설이 내려 6000만명 이상이 영향권에 놓였다.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州) 등이 폭설로 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상당수 연방 정부기관이 문을 닫고 학교가 휴교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6일 미 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일일 적설량으로는 최근 2년 새 최대급인 5인치(약 13㎝) 이상의 눈이 내렸다. 워싱턴 DC 일부 지역에서는 적설량이 8인치(약 20㎝)까지 측정됐다. 

2025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미주리주(州)의 세인트루이스에서 한 운전자가 눈이 쌓인 주차장에 제설작업 중이다. AP=연합뉴스

2025년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린 가운데 미주리주(州)의 세인트루이스에서 한 운전자가 눈이 쌓인 주차장에 제설작업 중이다. AP=연합뉴스

 
이날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큰 차질 없이 열렸다. 다만,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야외 취임식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25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폭설이 내린 백악관의 모습. AP=연합뉴스

2025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폭설이 내린 백악관의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연방 기관 상당수는 휴업을 했고, 워싱턴 DC와 인근 버지니아주 북부의 초·중·고교 대다수는 수업하지 않았다. 출·퇴근길과 등하굣길 안전을 우려해서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오늘 밤과 내일 도로에 꼭 있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중부와 동부 지역 일부 고속도로들이 전날부터 내린 눈으로 인한 결빙으로 폐쇄됐다. 버지니아·메릴랜드·인디애나·캔자스·켄터키주(州) 등에서는 5∼6일 차량 충돌 사고가 수 백여건이 발생했다. AFP통신은 이번 폭설로 인해 4일 이후 미국 전역에서 최소 5명이 교통사고를 비롯한 눈 관련 사고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2025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DC의 눈 덮인 내셔널 몰에 모인 시민들. EPA=연합뉴스

2025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 DC의 눈 덮인 내셔널 몰에 모인 시민들. EPA=연합뉴스

 
폭설은 항공편에도 영향을 줬다. 이날 오후 4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미국을 오가는 국제선·국내선 항공편 6300편 이상이 연기됐고, 2000편이 취소됐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공항 공식 X(옛 트위터)

로널드 레이건 공항 공식 X(옛 트위터)

 
특히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소재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경우 착륙 예정이던 항공편의 50% 이상과 이륙 예정이던 항공편의 65%가 취소됐다. 캔자스시티 공항의 경우, 눈이 11인치(약 28㎝) 내렸으며 이는 지난 30년간 가장 심각한 폭설이었다고 미 국립 기상청이 밝혔다.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무하마드 알리 국제공항에서도 지난 25년 만에 일일 강설량으로는 최대인 9인치(약 22.8㎝)의 눈이 내렸다. 이밖에 버지니아주 등에서 수십만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

6일 미국 국회 의사당 근처의 보안 울타리 주위에 눈이 쌓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6일 미국 국회 의사당 근처의 보안 울타리 주위에 눈이 쌓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강추위는 북극 주변을 감싸는 강력한 '북극 소용돌이'가 원인이다. 북극 소용돌이가 남쪽으로 뻗어 나가면서 확장될 때마다 미국·유럽은 물론 아시아 여러 국가에까지 혹한을 몰고 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한파는 이번 주 내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1월 중순 무렵 미국에서 한파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악시오스는 이번 한파가 끝날 때까지 미국의 50개 주 중 30곳 이상이, 미국 인구 3억4500만명 중 1억500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미국 일부 지역은 전력 공급 여력이 부족해 혹한기에 '순환 정전'을 실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