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항공기 의자·파편 등 보며 경악
5일 오후 1시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사고 현장에서 추모객 서모(38·목포시)씨가 한 말이다. 남편의 말을 들은 서씨 아내는 “(항공기 탑승자가) 어떻게 저 멀리까지…”라며 경악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 잔해는 추모객이 찾은 철조망과 200m 이상 떨어진 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씨는 “지난 1일 무안에 왔다가 참혹한 현장 모습을 보고 아내와 함께 다시 왔다”며 “가족이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너무도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하얀 면사포와 손편지…“결혼 앞뒀던 듯” 침통
철조망 한쪽에는 하얀 면사포와 국화꽃 곁에 손편지가 달린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은 리본 아래 적힌 편지 작성자는 ‘OO야.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고 썼다. 또 ‘너 몫까지 열심히 살다가 아주 나중에, 나중에 우리 꼭 다시 천국에서 만나자. 사랑해’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를 읽던 추모객 이모(31)씨는 “희생자께서 결혼을 앞두고 있었나 보다”라며 “안타깝고 침통해서 차마 말이 나오질 않는다”고 했다.
‘시신 수습’ 노란 깃발 철수 “수색 종료”
사고 후 희생자 시신 등이 수습된 지점에 꽂혀있던 노란 깃발은 이날 오전 철거됐다. 소방당국은 “희생자와 유류품 수색을 종료, 이날 오전 일찍 깃발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수습당국은 사고 동체와 활주로·갈대밭 등 사고 현장에서 시신과 유류품 등을 수습해왔다. 사망한 179명의 희생자를 모두 수습했고, 소유주가 분명한 유류품은 유족에게 인도됐다.
참사 1주일 만에 현장 수색이 일단락되자 수습당국은 무안공항 활주로를 사고 조사 현장으로 전환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소속 사고조사관 등 11명은 이날 오전부터 현장을 둘러봤다. 항철위 측은 현장 보존을 위해 기체 꼬리 부분 등에 방수포를 덮었다.
한미 조사단 조사…경찰 수사도 속도
항공기 참사와 관련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2∼3일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와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이다. 경찰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명예훼손 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