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해저 전력선 절단사건…러시아 그 유조선은 대체 왜 [밀리터리 브리핑]

2024년 11월 중국 화물선 이펑-3호에 의한 해저 케이블 절단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돼 러시아 유조선 이글 S호가 크리스마스 당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해저 전력 케이블을 끊었다. 이글 S호는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피해 석유 밀수출에 사용하는 일명 그림자 함대에 속한 선박의 노후 유조선 26척 중 하나였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발트해 일대의 해저 중요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사보타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①발트해 전력 케이블 절단한 러시아 유조선은 첩보선?
현지 시각 2024년 12월 25일 오후 12시 26분(이상 현지시간), 핀란드만에서 발트해 해저를 가로질러 에스토니아와 핀란드를 연결하는 에스텔링크2 해저 전력케이블이 끊겨 송전이 중단됐다. 발생 당일 핀란드 정부와 에너지 공급 운용사는 사보타주 행위 가능성이 있으며, 원인이 밝혀지면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석유 불법 수출을 돕는 그림자 함대 소속 이글 S호. 핀란드 국경수비대

러시아의 석유 불법 수출을 돕는 그림자 함대 소속 이글 S호. 핀란드 국경수비대

 
이틀 후인 12월 27일, 핀란드 정부는 해저 전력케이블을 손상한 혐의로 러시아와 연계된 유조선 이글 S호를 억류했다. 핀란드 수사 당국은 전력선 절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글 S호가 의도적으로 속도를 줄여 3개의 케이블을 추가로 손상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 선박이 민간 상선에선 사용하지 않는 첨단 감시 장비로 나토 해군과 항공기의 활동을 지켜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장비는 큰 휴대용 가방에 넣어 선내에 반입된 것으로 보이며, 무선 주파수를 모니터링하고, 나토의 통신을 녹음하며, 수집 데이터를 러시아로 전송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시스템이 러시아 소유로 믿어지는 또 다른 유조선 스위프트 시 라이더호에도 설치돼 있었다.

이글 S호의 감시 시스템은 러시아·터키·인도 국적의 요원들이 운영했다고 한다. 함선의 조타실과 함선의 가장 높은 갑판에 설치된 장치가 나토의 무선 주파수를 기록하고 대조한 뒤 러시아에서 이 주파수를 분석했다. 영국 해협을 통과하는 동안 함선이 센서와 유사한 장치를 배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스파이 활동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글 S호와 스위프트 시 라이더호는 러시아와 연계된 26척의 노후 유조선으로 꾸려진 그림자 함대(Dark Fleet)의 일부다. 이들 선박은 불투명한 소유 구조 아래서 운영돼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있다. 두 선박 모두 러시아 석유 무역 회사인 리타스코의 해상 부문인 아이거 쉬핑과 연계돼 있다. 소유권 세부 사항은 복잡한 기업 구조로 인해 불분명하며, 이글 S호의 등록 소유자는 고급 호텔과 관련된 두바이 주소를 사용한다.

2024년 11월엔 러시아 항해사가 탑승한 중국 국적 벌크선인 이펭 3호가 핀란드와 독일 간 통신 케이블을 손상하는 등, 2022년 이후 발트해 일대에서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해저 중요 인프라 손상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회색지대 전략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②튀르키예, 이탈리아 항공업체 피아지오 인수
2024년 12월 27일, 이탈리아 상무부는 피아지오 에어로스페이스 브랜드로 운영되는 피아지오 에어로 인더스트리와 피아지오 에비에이션을 무인 항공기(UAV) 시스템과 첨단 항공 우주 기술로 유명한 튀르키예의 대표적 기업 바이카르에 매각하도록 승인했다. 이번 인수는 바이카르가 첨단 추진 시스템을 포함한 기존 항공기 제조 분야로 확장하고 항공우주 산업에서 더 광범위한 입지를 확보한다는 신호다.

피아지오가 생산하는 P.180 아반티 Ⅱ. 피아지오 에어로스페이스

피아지오가 생산하는 P.180 아반티 Ⅱ. 피아지오 에어로스페이스

 
항공우주 분야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기업인 피아지오 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왔다. 민간 및 군용 항공기와 엔진의 설계, 제작, 지원에 특화한 이 회사는 막대한 부채를 기록한 끝에 2018년 12월에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인수로 바이카르는 글로벌 항공 우주 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강화할 수 있으며, 피아지오의 항공 분야 유산을 활용하는 동시에 자사의 무인항공기 전문 지식을 더 광범위한 포트폴리오에 통합할 수 있다. 바이카르의 최첨단 무인항공 시스템과 피아지오의 항공기 엔지니어링 및 추진 분야의 전통이 전략적으로 결합하면, 하이브리드 UAV 또는 무인 전투 항공기(UCAV)가 탄생할 수 있다. 이는 첨단 항공 우주 분야에서 바이카르의 새로운 개척지일 전망이다.

피아지오가 파산 절차에 들어간 뒤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다른 국제 방위 및 항공우주 기업들을 포함한 수많은 당사자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 당국은 오랫동안 국가 이익을 보호하고 항공우주 및 방위 분야에서 피아지오의 유산을 보존할 수 있는 구매자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정부는 궁극적으로 바이카르를 구매자로 승인했으며, 바이카르가 국가 안보를 보장하면서 일자리를 보호하고 회사의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단, 이탈리아 관리들은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 규정을 계속 준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매각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전략적 이익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방위산업에서 국경을 초월한 협업과 인수가 점점 더 보편화하는 추세를 반영한다.  

③2024년 중국 해군은 항모에 주력했다고 분석
해군 전문 군사 매체 네이벌뉴스가 중국 해군의 2024년 현황에 대해서 정리하는 기사를 발표했다. 네이벌 뉴스는 항공모함, 상륙함, 구축함과 호위함, 그리고 조선소의 함정 생산의 네 가지 분야에 대해서 분석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2024년 12월 27일 진수한 076형 상륙함 쓰촨. 군사망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2024년 12월 27일 진수한 076형 상륙함 쓰촨. 군사망

 
항모 분야에서 중국 해군은 4월 첫 항공모함 랴오닝이 현대화를 완료하고 해상에서 시험 운항을 시작했다. 두 번째 항모인 산둥은 비행 요원 양성하려고 여러 차례 항해에 나섰다. 이들 두 척의 항공모함은 주로 항모 운용에 필요한 요원들의 훈련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중국 해군의 초점은 세 번째 항공모함으로 전자기 사출기를 갖춘 푸젠에 모이고 있다. 003형으로 불리는 푸젠은 2024년 5월 첫 해상 시험을 마쳤고, 2024년 12월 말 마지막 시험을 시작했는데, 항공기 발진 및 회수 시험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서방 분석가들은 중국이 차세대 항공모함 004형의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 항공모함은 핵 추진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중국 해군은 평갑판형 상륙함인 LHD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네 번째 075형 LHD가 2023년 12월 진수했고, 2024년 동안 장비 설치 작업을 진행했다. 8월 첫 해상시험을 실시했고, 10월 작업을 위해 상하이의 후동 조선소 독으로 돌아갔다.

12월 신형 076형 LHD의 진수식이 열렸고, 함번 51번에 쓰촨이라고 명명됐다. 쓰촨은 항공모함 푸젠처럼 전자기 사출기를 갖춘 함선으로 2025년 동안 추가 설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중국 해군은 항공모함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구축함이나 호위함 생산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해군이 순양함으로 분류한 055형 구축함은 1월과 5월 다롄과 장난 조선소에서 한 척씩 진수됐다. 두 조선소에서는 적어도 두 척 이상의 선체가 건조 중이다.

다롄과 장난 조선소에선 052D형 구축함도 계속 생산하고 있는데, 다롄에선 두 척이, 장난에서는 최소 1척이 각가 진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차세대 호위함으로 불리는 054B형 호위함은 후동과 황푸 조선소에서 각 1척씩 건조됐는데, 2024년 11월과 12월 각각 함번 545와 555를 부여받았다. 취역이 임박한 징후다.

두 업체는 054B형 호위함을 추가 건조하지 않고, Z-20 해상작전 헬기 운용을 위한 확장 비행갑판을 가진 054A형 호위함의 개량형인 054AG형 호위함을 최소 세척 진수했다.

후동과 황푸 조선소는 중국 해군 외 054형 호위함을 개량한 중국 해안경비대용 경비함도 건조하고 있으며, 장난 조선소는 052D형 구축함 설계 기반의 경비함 한 척 건조하여 10월에 진수했다.

종합적으로 중국 해군 함선을 건조하는 조선소들은 해군 함정 건조가 둔화했지만, 해안경비대가 운용할 경비함을 추가 건조하면서 전체적인 건함 속도를 지켜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