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AfD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최근 미국 보수잡지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인터뷰에서 우파가 공영방송 등을 내세운 좌파의 여론 독점에 대항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동적 승리는 독점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게 유럽연합(EU) 엘리트들이 머스크에 별나게 분노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는 거액의 지원을 받는 좌파 공영방송사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늘날에는 누구나 적은 노력으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제작해 수백만 명의 잠재적 시청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파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시각을 형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불같은 사랑을 지닌 천재 기업가"라고 추켜세웠다. 머스크는 정치개입 논란을 일으킨 지난달 독일 주간지 기고에서 AfD가 우익 극단주의 아닌 정치적 현실주의 정당이라며 "바이델이 스리랑카 출신 동성 파트너를 둔 점을 볼 때 AfD를 극우정당으로 묘사하는 건 명백히 틀렸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2022년 9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사건을 언급하며 독일 정부를 겨냥해 "에너지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없는 식민지"라고 비판했다. 또 "노르트스트림은 전쟁 행위로 제거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격자를 지목하지 않으려는 독일 정부의 두려움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독일과 미국 매체들은 노르트스트림 폭파에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독일 정부는 수사 결과를 빨리 밝히라는 러시아의 요구에도 함구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독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9%는 머스크의 지원이 AfD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68%는 미국 억만장자가 독일의 정치 상황을 평가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지지율 2위를 기록 중인 AfD는 머스크의 정치개입 논란 속에 최근 지지율이 21%로 소폭 올랐다. 머스크와 바이델 대표는 오는 9일 머스크가 소유한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라이브 대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