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현지 매체 세르미치악은 미국령 편입에 대한 현지 분위기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전했다. 이에 따르면 그린란드 수도 누크 주민들은 이날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트럼프 주니어 환영을 위해 공항에 나왔다.
주민 마로 라이머는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평등한 관계가 아니었다"며 "미국인이 우리를 동등하게 대해준다면 미국에 편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덴마크가 우리 그린란드인을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보면,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의 최대 인플루언서이자 친트럼프 인사인 외르겐 보아슨도 "그린란드의 재건을 위해선 미국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미국령 편입은) 그린란드인의 결정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에서 중국와 러시아의 영향력의 배제하려는 게 트럼프의 정확한 메시지"라며 "미국이 덴마크를 배제하고, 그린란드에 직접 메시지를 내고 있는 건 두 번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민인 아칼루 예리미아센은 "우리가 원한다면, 미국이 그린란드의 독립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며 "트럼프 주니어의 방문은 우리가 수년간 요구한 (덴마크인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 및 치안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날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에 머문 시간은 4∼5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겉으로 내세운 방문 목적 역시 팟캐스트용 영상 촬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수행단은 그린란드 주민 30명과 점심을 함께 하고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Make Greenland Great Again)"란 문구가 적힌 모자를 나눠줬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 역시 미묘한 행보를 보였다. 에게데 총리는 원래 8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덴마크 국왕 프레데리크 10세를 알현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갑자기 연기했다. 덴마크 언론 코펜하겐포스트는 "(에게데의 방문 취소는) 외교적으로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