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대 총선을 전후로 회식 자리에서 '계엄령'을 자주 언급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진보성향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7일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고 윤 대통령과 여러 차례 식사한 적이 있는 인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여당이 대패한 총선을 전후로 술자리에서 '계엄령'을 자주 언급했으며 주량도 늘었다"며 "윤 대통령이 스트레스가 쌓여서 농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당 장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서 술자리를 자주 가졌는데,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맥(소주+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보통 소맥은 반 잔 정도 따르는데 윤 대통령은 가득 따라 20잔 정도 마셨다고 한다. 이러한 술자리는 종종 새벽까지 이어졌고, 술에 취하면 윤 대통령은 야당 인사뿐 아니라 여당 인사도 비난했다고 한다.
또한 아사히는 윤 대통령이 '듣는 귀를 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언론에서 정권 운영에 대해 비판하면 윤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국가세력이라는 말은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직 장관이 "유튜브만 보지 않고 주요 언론들의 논조에 주의를 기울여 여론의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윤 대통령이 귀담아듣지 않고 오히려 격노했다고 한다.
아사히는 윤 대통령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안철수 국민의힘 의원·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대립한 내용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전직 장관은 "스스로 자신의 기반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한 여당 의원은 아사히에 "정치는 대립하는 의견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이라며 "효율성만 생각하는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정치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사히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정치인의 활동을 금지하려 했기에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응원하지 않고 있다"는 여권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