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700만 원)을 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비공개 면담을 희망하고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 현대차 관계자들은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과 접촉해왔다. 기부금은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취임식 기금에 냈다. 

WSJ은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현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현대차의 이번 기부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기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부는 GM,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기부 행렬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최대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까지 했다.  


리서치 업체인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약 16%는 멕시코에서 생산됐고, 7%는 캐나다에서 수입됐다.울프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부품 규모가 연간 1000억 달러(약 147조4000억원)에 달하며,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격은 약 3000 달러(약 440만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현대차는 취임 전에는 트럼프의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임 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와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사되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전언이다.

WSJ은 “현대차는 트럼프 고문들과 관계 구축을 위해 공격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며 “트럼프 측에 미국 일자리 창출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 대변인은 WSJ에 취임식 100만 달러 기부를 확인하면서 “현대차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WSJ이 검토한 혜택 패키지에 따르면 100만 달러를 기부할 경우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가 취임식 하루 전인 19일 주최하는 비공개 만찬 티켓 6장이 제공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조지아주 서배너에 자동차 생산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착공, 조만간 완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미 HMGMA에서 본격적으로 자동차 생산이 시작됐다는 조지아 현지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