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측 윤갑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쯤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를 찾아 이길호 변호사를 포함해 변호인 4인의 선임계를 제출하고 수사팀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을 접견했다. 세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라며 “윤 대통령을 지금 체포하면 (탄핵심판의) 방어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고, 현직 대통령 체포는 국격과 국정 운영에도 좋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서부지법은 체포영장을 두 차례 발부하면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 바 있다. 서부지법은 윤 대통령 측 이의신청을 기각하면서도 “체포·수색영장 혐의 사실에 내란죄뿐만 아니라 직권남용권리행사죄 혐의사실이 포함돼 있고 이는 공수처법에 포함된 범죄”라며 “그것과 관련성 있는 내란죄를 포함했다고 해서 위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지난 10일 국회 법사위에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에 대해선 집행에 협조하는 것이 모든 국민들의 의무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거기에 저항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첫째는 현직 국가원수인 대통령에게 수갑을 채우고 포승줄로 묶어 끌고 가는 모습을 야당과 좌파를 비롯해 윤 대통령을 싫어하는 자들에게 보여주기하려는 것, 둘째는 막 시작된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에 윤 대통령이 출석 못하게 발을 묶으려는 저의”라고 주장했다.
실제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불법 무효인 체포영장을 계속 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신변 안전과 불상사가 우려돼 14일 헌재 첫 변론기일에 출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도 수사팀 면담 이후 별도 입장문을 내고 “공수처는 더 이상 불법·무효인 체포영장 집행에 집착하지 말고 기소하거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재차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