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에 5000원, 부모는 공짜…47만명 다녀간 '서울형 키카'

서울 동작구 대방동 가족플라자 지하 2층에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시립 1호점 내부. 사진 서울시

서울 동작구 대방동 가족플라자 지하 2층에 있는 서울형 키즈카페 시립 1호점 내부. 사진 서울시

지난 10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가족플라자 지하 2층은 아이들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아이들은 거대한 미끄럼틀이자 그물 놀이시설인 ‘산길숲길’을 오르내리고 뛰어노느라 정신없었다. 또 한쪽에서는 블록쌓기와 보드게임에 집중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387㎡ 규모인 이 실내 놀이터는 서울시가 직접 운영하는 ‘서울형 키즈카페’ 1호점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선정하는 우수 어린이 놀이시설로 뽑히기도 했다. 전국 8만1000여개 어린이 놀이시설 중에서 시ㆍ도 추천과 전문가 심사를 거쳐 놀이시설 7곳을 뽑은 결과다. 구로구 오류동에서 두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예림(35)씨는 “놀이기구와 보드게임과 만들기 프로그램 등 각종 체험행사가 다양해서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것 같다”며 “지인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온 송서진(9)군은 “미끄럼틀이 크고 빨라서 너무 재밌다”고 했다.  

서울시는 서울형 키즈카페 이용자 수가 47만 명을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2022년 5월 종로 1호점(구립)을 개관한 이후 약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현재까지 시립 5곳, 구립 70곳, 민간 인증제 시설 55곳 등 총 130곳이 문 열었다. 인증제 시설은 서울시 검증을 거쳐 기존 가격에서 20%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민간 키즈카페다.  

2023년 11월 서울형 키즈카페 개관식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2023년 11월 서울형 키즈카페 개관식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이용료는 2시간에 최대 5000원 

서울형 키즈카페는 오세훈 시장이 저출산 극복 정책의 하나로 내놓은 아이디어다. 아이들이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실내 놀이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행안부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 1만732곳 중에서 59%가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야외 놀이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임기 중에 서울형 키즈카페를 400개 정도 만들어 동네마다 하나씩 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서울형 키즈카페 경쟁력으로 저렴한 가격을 꼽는다. 입장료는 아동 한 명당 최대 5000원으로, 2시간 이용할 수 있다. 함께 오는 부모에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양육자가 동행하지 못하면 보육교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 돌봄 요원을 쓸 수 있는 놀이돌봄서비스도 2000원(2시간)에 쓸 수 있다. 안전요원도 상주하고 있다. 키즈카페마다 이용 연령이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서울에 사는 0~9세 아동이면 이용할 수 있다. 조혜은 시립 1호점 센터장은 “민간 키즈카페보다 가격 부담이 없고 규모도 크다 보니 서울형 키즈카페 투어를 다니는 분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구립 키즈카페 1호점. 사진 서울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구립 키즈카페 1호점. 사진 서울시

서울식물원·목동야구장에도 서울형 키즈카페 만든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서울식물원·한성백제어린이박물관·목동야구장·서울공예박물관 등 서울의 대표명소에 키즈카페를 하나씩 만들 계획이다. 각 명소의 테마를 반영해 서울식물원을 가든 키즈카페로, 목동야구장은 스포츠 키즈카페 등으로 꾸밀 예정이다. 

또 주말에 키즈카페가 더 붐비는 것을 고려해 올 상반기께 주말에만 운영하는 서울형 키즈카페도 만들 계획이다. 키즈카페에 방문하는 아동이 다채로운 놀이체험을 할 수 있도록 영유아 코딩교육, 문화예술교육 등 놀이와 접목된 새로운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체육관이나 공원 등 주말에도 사용할 수 있으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가변형 놀이기구를 설치해 ‘팝업 키즈카페’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종교계와도 협력해 종교시설 내 공간을 서울형 키즈카페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