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의대 원점 검토는 감원도 포함, 의협과 3월 전 협의"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 증원 뿐 아니라 동결·감원까지 포함해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장관이 의대 정원 규모를 증원 이전보다 줄일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정원 협의는 3월 전까지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1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10일에 말한 것처럼 26년도 정원에 대해선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점 재검토라는 의미에 '(기존 정원 3058명 대비) 동결·증원·감원이 다 포함됐느냐'는 의원 질의엔 "맞다"고 동의했다. 복지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계와 유연하게 협의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최상목 대행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정갈등 상황을 두고 전공의·의대생 등에 잇따라 사과를 표명했다. 또한 26년도 의대 정원은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조 장관은 정부의 기존 증원안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엔 "결과적으로 제가 발표한 숫자(2000명)가 불가피하게 변경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 발표 때는 2035년까지의 장기 (의사) 수급 전망을 봤는데, 이번엔 각 학교 교육 여건, 작년에 의대생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걸 충분히 고려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복지부가 내놓은 2000명 증원 계획이 26년도 의대 정원 선택지에서 빠진다는 걸 명확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원점 재검토를 여러 차례 시사한 적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전에도 의료계가 (대화에) 참여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이번엔 의료계의 선제안이 없어도 같이 논의해보자는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를 넘긴 의정갈등을 풀기 위해 의협과 적극 대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의협 회장이 취임했으니 (26년도 정원을) 의협과 이야기하겠다"면서 "3월 신입생이 돌아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협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처단'을 명시한 12·3 비상계엄 포고령에 대해서도 거듭 유감을 표했다. 조 장관은 "계엄과 포고령 5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전공의·의료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포고령 5호는 그동안의 정부 정책 방침과 워낙 달라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야당에선 정부가 더 큰 양보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부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정원 배정을 (의료계에) 일임하겠다는 선언 정도는 해야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