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12일 공연을 끝으로 가수 인생 58년을 마무리 했다. 그는 이 기간 동안 대통령 11명을 거쳤다면서 대통령들의 사진을 대형 화면에 띄웠다. 나훈아는 "오래 노래한 것을 한 장면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게 이거다"라며 "박정희부터 윤석열까지 11명의 대통령이 바뀌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대통령들과 사이가 안 좋았다. (내가) 말을 안 들으니까"라며 "대통령 정도 되면 '오라고 하라'고 하는데, 나는 '왜 부르노' 하니 취급을 안 하더라"고 회상했다.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는 이날도 이어졌다. 나훈아는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막 그럽니다. 그래서 제가 '(왼쪽) 니는 잘했나!'라고 한 겁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그래 (오른쪽도) 별로 잘한 게 없어' 이런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니는 잘했나' 이 얘기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걸로 또 딴지를 걸고 앉아있습니다. 오늘 마지막 공연이니까 속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국회의원인지 도지사인지 잘 들으십시오"라며 "나보고 뭐라고 하는 저것들, 자기 일이나 똑바로 하라. 어디 어른이 이야기하는데 XX들을 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왼쪽) 니는 잘했나' 발언 이후,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 참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었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양비론으로 물타기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나훈아는 "선거할 때 보면 한쪽은 벌겋고, 한쪽은 퍼렇고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 그래도 작은 땅에…"라고도 했다.
그는 "1년 만 내게 시간을 주면 경상도 출신은 전라도에, 전라도 출신은 경상도에서 국회의원에 나가게 하는 법을 정하겠다. 동서화합이 돼야 한다. 우리 후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주면 절대 안 된다"며 "갈라치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부산이 고향인 나훈아는 목포 출신인 남진씨와 비교되며 과거부터 지역 갈등을 직접 겪기도 했다.
나훈아는 끝으로 관객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의 '귓맛'이 웬만큼 까다로워야지. 히트 절대 쉽게 하는 게 아니다"며 "내가 술 마시고 놀았다면 '홍시'나 '테스형' 같은 노래가 절대 나올 수 없었다. 여러분이 내게는 스승"이라고 말했다. 눈물을 참지 못하고 무대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나훈아는 "나도 안 해본 것 해보고, 안 먹어본 것 먹어보고, 안 가본 곳 가보려 한다"며 "장 서는 날 막걸리와 빈대떡을 먹는 게 가장 하고 싶다.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