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섬 고정하려다 6명 참변"…의암호 참사 관련 공무원들 무죄

 

2020년 8월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수초섬 고정작업 도중 고무보트와 행정선 등 3척이 전복돼 7명이 실종된 가운데 의암댐 인근 신연교에 수초섬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2020년 8월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수초섬 고정작업 도중 고무보트와 행정선 등 3척이 전복돼 7명이 실종된 가운데 의암댐 인근 신연교에 수초섬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2020년 여름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총 8명의 사상자를 낸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와 관련해 춘천시 공무원 등에게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14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춘천시 공무원 7명과 수초섬 업체 관계자 1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법인격인 춘천시와 수초섬 설치업체 A사에도 무죄를 내렸다.

재판부는 사고가 수초섬이 아니라 의암댐에 설치된 수상 통제선이 경찰정을 때리면서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 요인인 임시 계류, 쓰레기 제거작업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초섬 임시 계류, 부유물 제거 작업, 수초섬 유실 등 시간순으로 일어난 사실 중 어느 한 사실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이것만으로는 사건 경과와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춘천시 안전관리책임자 겸 교통환경국장을 비롯한 공무원 7명과 수초섬 설치업체 임원에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사고방지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들은 2020년 8월 6일 오전 11시 29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수초섬을 부실하게 관리하는 등 안전조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과 피고인들이 유무죄를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2년이 넘는 재판 기간 출석한 증인만 20여명에 이른다.

재판부는 2023년 8월 현장검증에 나서 수초섬이 묶여있던 옛 중도선착장에서부터 삼악산 의암매표소에 이르는 총 9개 사건 현장 지점에서 직접 증거를 조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