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일곱 번째 시험비행이 실패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이 회사는 16일(현지시간) 스타십을 발사했지만, 2단 우주선이 로켓 부스터와 분리 후 통신이 두절됐다. 다만, 1단 로켓 부스터의 회수 작업은 성공했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7차 스타십 시험비행이 실패로 끝났다. 다만 1단 로켓의 회수 작업은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단 로켓 부스터 회수 작업에 처음 성공하는 모슴. AFP=연합뉴스
스페이스X는 이날 오후 4시 37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발사 후 예정대로 1단 로켓 부스터 '수퍼헤비'와 2단 우주선이 분리되기는 했으나, 이후 2단 우주선이 생중계 화면에서 사라졌다.
스페이스X 측은 "비행 시작 후 8분 30초 만에 우주선과의 연락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우주선을 잃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나 화물이 없는 무인 비행이다.
이후 스페이스X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타십은 상승 연소 도중 예정되지 않은 급속한 분해(rapid unscheduled disassembly)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예기치 않은 급속한 분해'란 갑작스러운 기체 폭발이나 파괴를 지칭할 때 스페이스X가 즐겨 쓰는 용어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시험비행 발사 후 약 1시간이 지난 뒤 엑스에 "개선된 버전의 스타십과 부스터가 이미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번 비행 실패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주선 폭발 직후 잔해물로 보이는 물체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 불꽃놀이처럼 보이는 영상을 게시하며 "성공은 불확실하지만, 재미는 보장된다"고 쓰기도 했다.
미 CNN은 스타십의 이번 폭발에 따라 연방항공청(FAA)의 사고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우주선과 분리된 1단 로켓 부스터는 부드럽게 하강해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리는 지상 발사탑의 공중 '젓가락 팔' 장비에 안착했다. 지난해 10월 5차 시험비행에서 부스터 포획·회수에 성공한 뒤 두 번째 성공사례다.
머스크는 그동안 화성으로 인류를 보낸다는 목표로 스타십을 개발해 왔다. 우주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스타십의 2단 우주선은 길이 52m, 직경 9m로 내부에 사람 100명과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역대 최강 로켓 수퍼헤비(길이 71m)와 합체하면 발사체의 총길이는 123m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