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피해. 연합뉴스
부산의 한 60대 여성이 휴대전화를 원격 제어한 보이스피싱범 때문에 거액의 사기를 당할 뻔했지만, 은행원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 덕에 피해를 면했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부산 북구 한 은행 지점에 60대 여성 A씨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A씨는 "검사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전화 내용을 은행 직원과 상담했다.
은행 직원이 A씨의 휴대전화기를 확인해보니 이미 해킹으로 인해 원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에 은행 직원은 신속하게 계좌 입출금 정지 조치를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관은 A씨가 사기범이 보내준 링크를 눌렀다는 얘기를 듣고 원격제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대전화기 전원을 강제로 꺼버렸다. 이후 다시 켠 뒤 경찰청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예방·탐지 애플리케이션인 '시티즌 코난'을 내려받아 작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기를 강제로 종료해 보이스피싱범에게 들켰다고 느끼게 했고, 휴대전화를 켜자마자 제어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바로 앱을 깔아 작동시켰다"고 밝혔다.
그 결과 A씨의 휴대전화기에서 악성 앱이 3개나 나왔고, 이는 곧바로 삭제 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앱을 삭제하고 계좌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하도록 해 5억원 상당의 예치금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시티즌코난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면서 누적 다운횟수가 640건이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사기 탐지 앱을 모방한 악성앱도 유포되고 있어 경찰은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앱은 공식 마켓에서만 다운받아야 한다"며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문자로 설치를 요구할 경우 경찰에 꼭 신고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