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산업도시 울산에 정착해 일하는 외국인 한 달 평균 수입이 국내 최저임금(209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이 최근 울산 거주 외국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지난해 9월 23일~10월 15일)한 결과, 취업 중인 외국인 546명의 월평균 소득은 226만여원으로 최저임금보다 17만원 많았다.
자료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 울산지역외국인주민실태조사 캡쳐
소득 분포를 보면 200만원에서 300만원 미만이 346명(63.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100만원에서 200만원 미만이 125명(22.9%)이었다. 300만원에서 400만원 미만은 33명(6.0%)을 기록했다. 100만원 미만(2.7%·15명)을 버는 외국인도 있었지만, 500만원(2.2%·12명) 이상 버는 고소득 외국인도 있었다. 특히 조선소나 공장 등 현장직 외국인 근로자(194명)의 월평균 소득은 234만원으로, 과거 저임금과 임금 체불, 인권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조선소와 공장 근로자 처우가 개선된 것을 보여줬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취업한 분야는 생산·기능·노무직(69.2%, 378명)이며, 다음은 판매·서비스직(20.9%, 114명)이었다. 외국인 주거지는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 동구에 집중돼 있었으며, 전체 조사 대상 800명 중 40.6%(325명)가 거주하고 있었다. 이는 최근 조선소 인력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채용된 결과로 해석된다.
자료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 울산지역외국인주민실태조사 캡쳐
주거 형태는 오피스텔·원룸(24.8%, 198명), 연립·다세대주택(20.4%, 163명), 아파트(17.4%, 139명)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가·식당·공장 내 숙소(16.1%·129명), 비닐하우스(0.1%·1명) 같은 비주거용 시설에 사는 외국인도 있었다. 외국인들은 여가에 인터넷(33.0%, 264명)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TV·라디오(13.9%, 111명)를 즐긴다고 했다.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글로벌 식단으로 식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사진 HD현대중공업
울산복지가족진흥사회서비스원 측은 "'광역 비자' 제도가 울산에서 처음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크고, 산업 특성상 외국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인이 울산에서 안정적으로 머물고, 지역 발전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울산 내 국가별 외국인 규모와 유사 언어권을 고려해 영어·중국어·베트남어·태국어·필리핀어 등 11개 언어로 진행됐다. 근로자·결혼이민자 등 울산 전체 외국인은 3만6000여명이다. 울산 전체 주민등록인구(110여만명)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은 3.2%였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