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화·공업화를 상징하는 울산 '공업탑'이 60여 년 만에 철거된다. 울산시는 22일 "울산 도시철도 1호선 트램(노면전차) 노선 건설에 맞춰 현재 시내 로터리 한가운데 위치한 공업탑을 철거하고, 다른 장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공업탑은 울산 남구 신정동 도심 로터리 중앙에 위치한 높이 25m의 탑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7년 울산 국가공단 조성을 기념해 세운 상징물이다. 탑은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상징하는 몸체와 울산항 등대를 의미하는 지구를 위에 올려놓은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탑 주변에는 건설과 약진을 상징하는 두 남자상과 미국 자유의 여인상과 유사한 평화의 여인상이 설치돼 있다. 남자상 하단에는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공업탑이 위치한 로터리는 울산에서 차량 통행이 가장 잦은 지역이다. 문수로, 봉월로, 삼산로, 수안로, 두왕로 등 5개의 중심도로가 교차한다. 이로 인해 공업탑이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지적돼 몇 차례 철거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일부에서 '철거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에 공업탑은 지금까지 유지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공업탑을 다른 장소로 옮겨 계속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내부적으로 논의한 후 이전과 보존 부분은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공업탑의 현재 자리 철거 시점을 울산 도시철도 1호선 노선 공사가 시작되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