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상장주식 10%가격에 사주겠다"…투자금 가로챈 20대 일당

비상장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 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차린 콜센터 사무실. 사진 경남경찰청

비상장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 수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차린 콜센터 사무실. 사진 경남경찰청

 
비상장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20대 일당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경남경찰청은 사기·범죄단체조직,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20대 총책 A씨 등 13명을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2~8월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 투자 리딩방 콜센터 사무실을 차려놓고 거짓 정보를 이용, 52명으로부터 약 9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된다며 이를 공모가의 10% 가격에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미리 확보한 개인정보를 활용, 무작위로 연락한 뒤 관심을 보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초대해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피해자들이 투자하기 전 비상장 주식 1주를 주면서 신뢰를 얻었지만, 실제 피해자들이 돈을 보내면 1주의 주식도 사지 않았다. 이들은 예정된 상장일까지 돈을 끌어모은 뒤 오픈채팅방에서 잠적했다.


경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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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직원과 계좌 공급·인출책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 피의자 19명 중 A씨 등 17명이 20대였다. 이들은 콜센터가 있는 경기도 지역에서 알고 지내던 동년배들이었다. A씨 등이 범죄조직에 법인 계좌 개설해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일명 ‘장집’ 역할을 하다가, 또래들을 끌어들여 본격 투자 사기 범죄에 뛰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세탁·현금인출책 2명만 40대였다.

피해자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이 중 피해액이 7000만원을 이른 경우도 있었다. 피해금 대부분은 직원들 수수료 명목 수당과 야유회 비용, 사무실 이전 비용, 유흥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추적한 뒤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이나 원금 보장과 같은 투자 권유 방식은 항상 의심해야 한다”며 “서민을 속여 건전한 자본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사기는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