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국내 첫 임상전문 특화병원 설립에 나섰다. 임상전문 특화병원은 난치병 치료와 신약 개발 등을 위한 임상시험에 특화된 병원을 뜻한다. 환자 진료비에 의존하는 일반 병원과 달리 글로벌 의료·연구기관과 제약사와의 공동 연구개발 지원금이나 정부 연구 지원금, 민간 투자 유치 등으로 수익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특징이다.

임상전문 특화병원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 선정지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 설립될 예정이다. 사업비 약 1500억원, 토지 면적 약 2만㎡, 건축 면적 약 3만8400㎡ 규모로 병원과 건강검진센터 각 1개 동이 설립된다. 종합병원과는 성격이 달라 일반 환자의 통원·입원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포항시는 임상전문 특화병원에 최신 연구 성과와 환자 맞춤형 치료 방식을 적용해 최적화된 연구·임상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임상전문 특화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분야 기업·스타트업, 제약회사, 의료연구기관 등이 들어서면서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창업보육센터 마루360에서 포항시의회, 포항 글로벌 기업혁신파크 SPC(특수목적법인), 스파크바이오와 ‘임상전문 특화병원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서 각 협약 기관은 ▶포항 기업혁신파크 내 임상전문 특화병원 설립·운영 ▶임상 연구 및 혁신 치료법 개발로 지속가능한 운영체계 구축 ▶국제 의료·연구기관 협력을 통한 글로벌 임상 연구 플랫폼 구축 ▶포항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날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암병원장을 역임한 종양내과 조재용 교수가 임상전문 특화병원 설립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조 교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치료센터인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에서 2년간 방문 교수를 지냈다. 이런 이력 등을 바탕으로 위원장으로서 향후 협약 기관들과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병원 설립을 위한 민간 자본과 전문인력을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앞서 포항시는 2022년 스파크랩과 ‘스타트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스파크랩은 300개 이상의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 경험을 보유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로,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2023년 스파크바이오를 출범했다. 스파크바이오는 한국건강관리협회와 국내 최초 공유 실험실인 메디오픈랩 운영으로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세계적인 경제 침체 속에서도 대규모 민자유치를 활발하게 추진해 포항 바이오산업의 정점을 찍을 임상전문 특화병원 설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며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을 개선해 지방도시에서도 글로벌 바이오산업 발전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