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들 만난 이주호, 등록금 동결 설득하며 “죄송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 총장들을 만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등록금 정책을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안들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한 회원교들의 정기총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총회에는 전국 197개 4년제 대학 가운데 131개교 총장·부총장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관심사는 등록금 인상과 대학 재정 문제에 집중됐다. 올 들어 서강대, 국민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유명 사립대가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으로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회의장 밖에서는 대학생 단체인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대는 (인상 대신) 총 11조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학생에게 사용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총장들은 “교육부와 정치권이 유치원보다 적은 등록금으로 (대학을) 붙들고 있다”(염재호 태재대 총장), “(등록금 동결로) 비가 새고 화장실 문짝이 떨어져도 다 수리해줄 수 없는 정도”(양오봉 전북대 총장, 차기 대교협 회장) 등의 공개 발언을 이어갔다.


이 부총리는 총장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재정 확충 노력에도 개별 대학이 체감하는 재정적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민생경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등록금 안정화 노력에 동참해 주신 대학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또 대학 등에 지원을 집중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지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라이즈(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체계) 제도 등으로 대학의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학 총장들은 등록금과 국가장학금 지원 연계를 풀어 등록금을 자유롭게 인상을 결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주장을 폈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동결·인하하는 학교에만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상을 규제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학생들이 2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장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소속학생들이 22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장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손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은 “대부분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한계에 와있다”며 “일종의 보편적 복지인 국가장학금과 무관한 대학 정책을 연계하는 것은 오히려 학생 부담을 더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덕형 서울신학대 총장은 “우리 같은 소규모 종교 대학이 등록금 올린다고 대형 종합대학과 같은 규제를 받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우리가 등록금 올릴 땐 오히려 학생들이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저에게 등록금 동결 완화를 많이 기대하는 것 알고 있지만, 올해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라서 갑자기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15년 동결 기조를 전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관련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등록금 정책도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안들이 올해 제시되기도 했고, 이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해서 내년에는 대학 사정을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닦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