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 네이처리퍼블릭이 속옷 제조업체 ㈜쌍방울의 최대주주가 됐다. 1년 반째 주식거래가 정지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쌍방울을 네이처리퍼블릭의 계열사 세계프라임개발이 사들인 것. 이런 가운데 쌍방울 측은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준비하는 등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23일 쌍방울에 따르면 세계프라임은 지난 20일 쌍방울의 기존 최대주주 광림이 보유한 지분 12.04%(63만2297주)를 총 70억원에 매입했다. 세계프라임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지분 40%를 보유한 부동산 임대 회사다. 쌍방울 측은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20년 쌍방울·비비안 등 쌍방울그룹 계열사가 제조한 마스크를 공급·유통하는 등 쌍방울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재정 상태를 지적하며 인수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다는 의혹도 제기 됐다. 이에 대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내의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1세대 토종기업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터무니없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결코 무리한 인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쌍방울의 주식 거래 재개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의 혐의로 인해 쌍방울은 지난 2023년 7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현재 회사는 개선계획 이행 여부와 관련한 심의요청서를 제출하고 기업심사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쌍방울 소액주주연대는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 임원들의 횡령·배임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쌍방울의 주식 거래 정지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쌍방울의 소액주주는 약 3만 명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