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감독은 구단을 통해 "선임 이후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 목소리를 들었다"며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향후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전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특유의 근성 덕에 '악바리'라는 별명으로 야구팬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은퇴 후엔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2012년 타격코치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를 떠났다.
야구인 박정태의 명성에 큰 흠집이 난 건 2019년 1월이다. 박 전 감독은 음주 운전과 시내버스 기사 운전 방해 및 운전자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과거에도 두 차례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KBO리그는 세 차례 음주 운전이 적발된 구성원에게 영구 실격 처분을 내린다.
박 전 감독은 거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2일 시무식과 함께 업무를 시작해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SSG 역시 "박 전 감독은 지난 이슈를 통렬히 반성했고, 구단도 그의 변화한 모습을 확인했다"며 "그 과정에서 야구를 향한 절실함을 실감하고, 장점이 더 부각됐다고 느꼈다. 구단 기준에 부합하는 역량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거듭 감쌌다.
그러나 박 감독은 결국 "더는 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SSG 구단도 고심 끝에 박 전 감독과의 계약 철회를 결정했다. 박 전 감독의 2군 사령탑 선임을 발표한 지 24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