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수본, ‘경호처 강경파’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다시 신청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1차 집행을 저지한 혐의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1차 집행을 저지한 혐의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대통령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24일 서울서부지검에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인 지난 17일과 18일 차례로 국수본에 출석해 체포됐다. 국수본은 김 차장에 대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이미 수집된 만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반려했다. 석방된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있는 서울구치소와 헌법재판소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등 경호 업무를 하고 있다.

국수본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차장은 이날 오전 7시 23분쯤 경찰에 출석,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측에 총기 사용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취재진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평시에 배치돼 있는 총이고, 경호관은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늘 총기를 휴대한다”고 강조했다. 보안 휴대전화(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틀마다 자동 삭제되는데 그것을 지시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 차장에 앞서 오전 7시 21분쯤 출석한 이 본부장은 아무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국수본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이 불구속 상태에 있을 경우 증거인멸 및 경호처 직원에 대한 보복이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앞서 진행된 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데다가 경호처 직원들을 압박해 내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국수본은 경호처 일부 관계자로부터 ‘체포 저지에 소극적이었던 직원이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보복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수차례 경호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시도했지만, 경호처 측의 거부로 불발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에 경호처 직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최기웅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에 경호처 직원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최기웅 기자.

 
국수본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측이 총기 사용을 준비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된 만큼 이들에 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 본부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11일 불법 체포조 정보에 따라 관저 내부 가족 데스크로 MP7(기관단총) 2정을 배치해 경계 경비를 강화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차장은 자신의 지시에 따른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국수본은 이와 배치되는 경호처 내부 진술을 확보한 상황이다.


국수본은 이들이 경호처 내 체포영장 집행 저지 ‘강경파’로 분류되는 만큼 자칫하면 유혈 충돌 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한편 김 차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국수본에서 조사를 마친 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관련해서 김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