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보유국" 헤그세스, JD밴스의 '캐스팅보트'로 국방장관 인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성비위 의혹과 음주 문제, 재향군인 관련 재정 관리 문제 등이 불거지며 낙마 위기에 몰렸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24일(현지시간) 극적으로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장장관 지명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미국의 국방장관으로 공식 임명됐다. 그의 인준은 상원의원 투표에서 찬반이 50대 50으로 갈린 가운데, 상원 의장을 겸한 JD 밴스 부통령의 투표로 상원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장장관 지명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미국의 국방장관으로 공식 임명됐다. 그의 인준은 상원의원 투표에서 찬반이 50대 50으로 갈린 가운데, 상원 의장을 겸한 JD 밴스 부통령의 투표로 상원의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다. AFP=연합뉴스

 
미 상원이 이날 오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반이 50대 50으로 갈렸다. 결국 상원의장을 겸하는 JD 밴스 부통령이 ‘타이 브레이커’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인준안은 가결 처리됐다.

헤그세스는 밴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로 가까스로 상원의 문턱을 넘으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정식 취임했다. 이에 따라 앞서 상원의 인준을 받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이어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 인사 3명이 모두 상원의 인준을 통과했다.

이날 표결에서 밴스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까지 이뤄진 이유는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까지 헤그세스에 대한 반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상원의장을 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진행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찬반 투표가 50대 50으로 동률을 이루자, 헤그세스에 대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상원의장을 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진행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찬반 투표가 50대 50으로 동률을 이루자, 헤그세스에 대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재 미국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확보하며 47석(무소속 포함)인 민주당을 앞선다. 그러나 공화당내 중도 성향인 리사 머코스키 의원(알래스카)과 수전 콜린스 의원(메인)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온 가운데 이날 표결에서 상원 원내대표를 지냈던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이 반대에 가세하면서 찬반 득표가 동수가 됐다.


매코널 의원은 반대표를 던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적대국들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특히 이란과 북한으로부터 동시에 도전받을 수 있는 실질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헤그세스는 300만 명의 군인 및 민간인과 연간 10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부처를 운영할 능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미네소타에서 태어난 헤그세스는 프린스턴 대학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월가 투자은행 분석가를 거쳐 주방위군 소령으로 임관한 뒤 폭스뉴스의 진행자를 맡아왔다.

헤그세스는 성비위를 비롯한 각종 의혹과 전문성 부족 등에 대한 우려를 빚어왔고, 특히 지난 14일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왼쪽부터) 환경보호청장 지명자인 리 젤딘 전 의원, FBI 국장 지명자인 캐시 파텔, 국방장관 지명자인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20일 미 의사당 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왼쪽부터) 환경보호청장 지명자인 리 젤딘 전 의원, FBI 국장 지명자인 캐시 파텔, 국방장관 지명자인 피트 헤그세스가 지난 20일 미 의사당 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도 헤그세스가 ‘장관 부적격자’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헤그세스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헤그세스가 상원 인준을 받은 뒤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헤그세스에게 축하의 뜻을 보낸다”며 “그는 위대한 국방부 장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