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멘터리
브랜드에도 걸음걸이가 있다고 하죠. 이미지와 로고로 구성된 어떤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각인되기까지, 브랜드는 치열하게 ‘자기다움’을 직조합니다. 덕분에 브랜드는 선택하는 것만으로 취향이나 개성을 표현하고, 욕망을 반영하며, 가치관을 담을 수 있는 기호가 됐죠. 비크닉이 오늘날 중요한 소비 기호가 된 브랜드를 탐구합니다.
이렇게 구글보다 막강한 자국 지도앱을 쓰는 나라는 단 3개 국가예요. ‘바이두 지도’를 가진 중국, ‘얀덱스 지도’를 가진 러시아, 그리고 네이버 지도를 가진 한국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정부의 인터넷 규제나 시장 특수성으로 외부 서비스의 진입이 어렵다면, 우리나라는 무슨 이유일까요. 공간정보관리법으로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리는 상황인 거죠. 하지만 이와 별개로 그간 지역 기반 데이터로서 지도맵이 어떤 다양한 시도를 이어갔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습니다. 오늘 비크닉에서는 네이버 지도의 성공 비결로 이 부분을 알아볼게요.
한국인 5명 중 3명 사용…인스타그램보다 많이 쓴다
이 중 네이버 지도는 후발 주자였지만 현재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지난해 카카오톡∙유튜브∙네이버∙쿠팡에 이어 2024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5위(2802만명)에도 올랐는데, 인스타그램(2503만명)보다도 많은 숫자죠. 지도 플랫폼인 카카오맵(1070만명)∙구글맵(905만명)과 비교해도 훨씬 인기가 높습니다(와이즈앱·리테일·굿즈).
리뷰∙예약∙장소 확인을 한 번에…‘장소 커뮤니티’ 형성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지도라고 해서 단순 길 찾기 서비스를 내세우지 않았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미 지하철·자동차 길 찾기만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는 많고, 대중교통 도착 예정 시간을 초 단위까지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으니까요.
대신 찾은 차별점은 ‘장소 커뮤니티’였습니다. 지역 사업자는 가게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후기를 남기며 온라인으로 소통하죠. 이렇게 쌓인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통해 주변 맛집∙볼거리∙놀거리 추천에 활용됩니다. 또 내가 보증하는 맛집이나 가볼 만 한 공간들을 지도에 기록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어요. 전국 떡볶이 맛집 지도부터 강아지 숙소 지도까지 다양한 주제가 가능하다 보니 저장 자체가 하나의 놀이로 여겨지죠.
가짜 후기부터 별점 테러까지…후기 제도 10년 수난사
한국 여행 중 가장 만족한 앱 1위…올인원 플랫폼이 이유
이렇게 외국인 이용자가 늘자 네이버 지도는 아예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확대합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지도를 처음 선보였는데, 지난해 10월부터는 영어∙중국어∙일본어로 장소 리뷰까지 볼 수 있게 됐죠. 외국인도 이제는 손쉽게 예약∙포장을 할 수도 있어요. 네이버 지도는 올해 다국어 검색과 예약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해요.
규제 덕분 승승장구?...글로벌 경쟁력 가지려면
네이버 지도의 성공을 두고 일부에선 국내 규제로 득을 봤다고 해석합니다. 구글맵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 제대로 된 경쟁이 없었다는 겁니다. 최진무 경희대 지리학 교수는 “분단 특수성과 안보 문제 등의 우려로 지도 데이터 유출을 막은 것”이라면서도 “관광 업계에선 산업 발전을 막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심사 체계’ 개선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죠. 법안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네이버 지도는 해외 빅테크 플랫폼과 경쟁하게 될 거예요.
길 안내 서비스도 발전할 거예요. VR·AR 기술을 접목해 목적지로 가는 여정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을 거래요. 미래 길 찾기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장소 기반 데이터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지 지도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