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전문 변호사들은 긴 명절 연휴를 보낸 뒤엔 일이 많아진다고 한다. 연휴 기간에 생긴 ‘명절 스트레스’와 불화를 해소하지 못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는 부부가 증가하면서다.

올해도 최장 9일의 ‘황금연휴’ 이후 이혼 분쟁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휴 뒤 이혼 증가는 실제 통계로도 나타난다. 29일 통계청의 최근 인구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추석이 있었던 9월과 징검다리 휴일이 있었던 10월(1일 임시공휴일·3일 개천절·9일 한글날) 이후 11월 이혼 건수는 전월 대비 4.6%(338건) 증가한 763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설(2월) 이후인 3월(전월 대비 1.3% 증가)과 4월(3.4% 증가)에도 이혼이 증가했다. 과거에도 3~5월은 이혼이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설 여파로 인한 ‘명절 이혼’이란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명절 이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달 초 “1월에는 이혼이 증가해 새해 첫 근무일은 ‘이혼의 날’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 쌓인 스트레스가 연초 분출되며 1월 이별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매체는 “많은 커플이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아보는 심정으로 연말을 함께 보내고, 새해까지 기다려보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광웅 변호사(법률사무소 율민)는 “명절엔 특히 시가·처가 식구를 만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부부간 양보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서 협의이혼보다 소송이혼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설이 지난 뒤 부부간 갈등이 있다면 우선 가정의 화목을 위해 따뜻하게 대화해보고, 그래도 봉합되지 않는다면 상담을 통해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