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치매 노인이 시 썼다…뇌 되살린 하루 '한 숟가락'

추천! 더중플 - 뇌 노화 막는 훈련법
70~80대에도 젊은 뇌를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젊은 시절의 총기와 기억력을 갖고 있는데요.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값비싼 해결책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읍니다. 오히려 생활습관, 운동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오늘 ‘추천! 더중플’에선 전문가들이 권하는 뇌 훈련법 기사를 소개합니다.     
 
인간의 뇌는 20세에 완성된다. 완성과 동시에 뇌의 부피가 줄기 시작하는데, 35세 때부터 그 속도가 빨라진다. 치매 치료 전문의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기억의 중추인 ‘해마’라는 부위가 빨리 사라진다”며 “뇌가 줄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노화의 과정인데, 이때 건망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앵글북스)의 저자이자 치매 치료 전문의인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김종호 기자

『느리게 나이 드는 기억력의 비밀』(앵글북스)의 저자이자 치매 치료 전문의인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김종호 기자

기억력 감퇴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라면, 왜 어떤 사람은 동년배에 비해 더 좋은 기억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그 비밀은 뇌의 ‘시냅스’에 있다. 김 교수는 “40~50대가 되면 뇌 전체 부피가 해마다 0.5%씩 감소하는데, 한번 죽으면 되살릴 수 없는 신경세포와 달리 ‘시냅스’는 평생 사라졌다가 생겨나기를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세포와 세포가 연결되면서 학습과 기억 등 신경계 작용이 일어나는데, 이걸 이어주는 게 시냅스다. 기억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어도, 뇌를 활발하게 사용하면 시냅스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뇌졸중으로 팔다리 마비가 온 환자가 꾸준한 두뇌 훈련으로 3~6개월 뒤에 멀쩡하게 걷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죽었던 뇌세포가 살아난 게 아니라, 시냅스를 되살려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다른 뇌세포를 활성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두뇌 훈련으로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본 환자의 사례로, 10년 전 외래 환자로 온 70대 노인을 들었다.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먼저 사망하면서 받은 충격 탓에 치매가 온 환자였어요. 읽고 쓰지 못하게 됐고, 걷는 것도 둔해진 상태였죠. 가족들은 눈치를 못 챘다고 합니다. 치매 증상이 있긴 한데 워낙 공부도 많이 했고, 등단해서 활동했던 작가니까 설마 했던 것 같아요. 두 달 간 약물 치료와 제가 권한 두뇌 훈련을 했더니, 과거에 본인이 썼던 시를 다시 읽을 수 있게 됐다고 해요. 지금도 꾸준히 관리하니까 예전만큼 훌륭한 시를 쓰진 못해도 본인의 소회를 정리해서 쓸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김 교수가 권하는 효과적인 두뇌 훈련법 중 하나는 일기 쓰기다. 하루에 10분 이상 꼭 손으로 쓰길 권한다. 손으로 예쁜 글씨를 쓰려면 전두엽·두정엽·측두엽 등 뇌의 다양한 부위가 협응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컴퓨터로 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뇌과 활성화된다.


김 교수는 “두뇌 훈련은 50세든, 100세든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억력을 되살릴 수 있는 ‘다섯 가지 훈련’을 강조했다. 두뇌 훈련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두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데, 김 교수도 매일매일 실천한다는 이 훈련은 무엇일까? 

※두뇌 활성화에 좋은 운동법, 하루 한 숟가락으로 뇌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퍼 푸드’의 정체까지 아래 기사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ㄱ자’ 단어 1분간 다 대봐라…뇌 노화 아는 간단 테스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058 

추천! 더중플 - 똑똑한 뇌 훈련법
▶숏폼 빠진 뒤 영화관 못가죠? 당신의 뇌, MSG에 절여졌다
뇌에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인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숏폼을 볼 때 해마가 일을 안 한다”며 “장기간 숏폼에 노출되면 뇌가 퇴화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 교수는 “정보의 인풋(input)만 하지 말고 아웃풋(output)을 내보라”고 조언하는데요. 뇌의 ‘아웃풋’ 훈련법을 소개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0294

▶30분 달리기와 맞먹는다…뇌박사도 놀란 ‘1분 운동법’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일주일에 일정 시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뇌 능력치가 떨어지는 걸 느낀다”고 말하는데요. 신체 운동과 뇌 기능, 나아가 뇌와 건강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장 박사는 뇌 건강까지 챙기는 운동, 1분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는데요. 어떤 운동일까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5473 

▶‘하찮은 뇌’ 믿다 치매 걸렸다…필름 끊기는 30대 술꾼 비극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은 우리 뇌에 치명상을 입히는데요.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 뇌부자들’의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 원장과 건강을 챙기면서 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뇌 손상을 부르는 알코올성 치매, 30대도 걸릴 수 있다는데 예방법은 무엇일까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9090 

▶“난 머리만 대면 잠들어” 치매 부르는 엄청난 착각
치매까지 예방하는 수면 습관을 알고 계신가요?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인 이향운 교수와 수면과 뇌 기능의 상관관계를 심층적으로 살펴봤습니다. 너무 빨리 잠드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는데요. 어떤 위험성이 숨어 있을까요? 시중에서 파는 수면 영양제, 정말 숙면에 도움이 될까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4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