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에도 23만 몰렸다…제주도도 깜짝 놀란 예상밖 관광객

예상보다 2만5000명 더 제주로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귀성객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귀성객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설 연휴 기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당초 예상보다 2만5000명 이상 늘어났다. 항공기 좌석난 등으로 지난해보다 찾는 이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던 제주 관광 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렸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23만116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초 제주도관광협회가 예상한 20만6000명보다 2만5160명이 더 찾았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22만 7805명)보다 1.5%(3355명) 증가한 숫자다. 연휴 초반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린 눈보라로 하늘길과 바닷길 운영에 차질이 있었지만 제주행 발걸음은 되레 늘어난 것이다. 연휴 기간 중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 39편, 국내 선박 17편, 크루즈 1편이 결항했다.

제주국제공항 대합실 북적북적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이 가득 차 주차 안내 직원이 차량 입차를 통제하고 있다. 2025.1.26/뉴스1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이 가득 차 주차 안내 직원이 차량 입차를 통제하고 있다. 2025.1.26/뉴스1

연휴 초반 이틀(25~26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당초 예상(7만9000명)보다 6553명 많은 8만5553명에 달했다. 연휴 첫날인 25일이 4만3631명으로 연휴 기간 중 가장 많았고, 26일도 4만1922명이 제주를 찾았다. 설 당일인 29일(3만9180명)과 30일(3만8689명) 이틀 동안 방문객도 7만7869명으로 예상(6만명)보다 1만7869명 많았다.  

중국 최대명절 맞물리며 제주행 늘어나 

설 연휴인 지난달 31일 제주시내를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설 연휴인 지난달 31일 제주시내를 걷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최충일 기자

연휴 제주 관광을 이끈 것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제주관광업계는 우리 연휴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1월 28일~2월 4일)이 맞물리며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게 이번 관광객 증가의 주된 이유라 분석한다. 연휴 기간(25일~30일) 제주로 향한 외국인은 3만2027명에 달했다. 지난해(2만595명)보다 55%(1만1432명) 급증했다.  

내국인 관광 침체는 이어져 

지난해 9월 제주시 연동의 신라면세점 앞에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해 9월 제주시 연동의 신라면세점 앞에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이고 있다. 최충일 기자

하지만 이런 연휴 특수에도 불구하고 새해 내국인 관광 침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간 내·외국인 관광객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1년(46만8016명) 이후 4년 만에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월 한 달 관광객 수는 98만152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줄었다. 내국인은 지난해(97만6888명)보다 11.9% 줄어든 86만213명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12만1308명이 찾아 지난해(9만9647명)보다 21.7% 늘어났다. 내국인 방문이 줄어든 이유는 바가지요금 등 고물가와 ‘비계 삼겹살’ 논란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정적 이미지 전환 ‘제주마케팅’ 필요”

지난해 5월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를 찾은 한 중화권 관광객이 전문사진사를 고용해 한복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해 5월 제주시 삼도2동 제주목 관아를 찾은 한 중화권 관광객이 전문사진사를 고용해 한복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또 줄어든 국내선 항공좌석도 주요 이유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객의 증가로 항공사들이 중·대형 기종을 국제선에 투입, 국내선 항공편과 좌석 수가 줄었다. 실제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기 운항 편수는 최근 2년 새 8.9% 감소했다. 2022년 17만1754편, 2023년 16만1632편, 지난해에 15만6533편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여객 수도 2022년 2948만5873명에서 지난해 2692만409명으로 2년 새 8.7% 줄었다. 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업계와 함께 국민이 꼭 가보고 싶을 만큼의 호기심을 자극할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제주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