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앙일보는 부동산 분석업체 리치고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토대로 서울 25개 자치구의 1월 아파트 시세(리치고), 12월 매매가격지수(부동산원)를 각 구별 전고점과 비교‧조사했다. 리치고 시세는 실거래가와 호가, 공시가격, 주변 시세를 종합해 산출하는 값이다.
서초·강남구 전고점 돌파, 11개구 90% 이상 회복
초양극화가 뚜렷했다. 서초구의 1월 시세는 3.3㎡당 9113만원으로 전고점인 2022년 6월(8405만원) 대비 8.4% 올랐다. 회복률은 108.4%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104.2%(8096만원→8438만원)의 회복률을 보였다. 용산구와 마포구는 각각 99.2%, 97.1%로 전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월 시세가 전고점의 90% 이상 회복된 곳은 송파구(96.5%), 성동구(95.8%), 종로구(95.6%), 양천구(95.4%) 등 11곳이다. 집값이 서울 중간 정도에 위치한 동작구(91.5%), 서대문구(89.9%), 강동구(89.5%)는 90% 안팎의 회복률을 보였다.
영끌족 몰린 노도강, 금관구 회복력 미약
한국부동산원이 조사·발표하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초구의 매매가격지수는 113.3으로 전고점(106.3)보다 6.6% 올랐다. 성동구는 전고점 대비 4.6% 상승했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강남·송파·용산구 등 5곳이 전고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서울 외곽 지역의 매매가격지수는 큰 폭으로 내렸다. 도봉구의 12월 매매가격지수는 86.1로 전고점(104.3)보다 17.4% 하락했다. 노원구(90.3)는 같은 기간 14.7% 떨어졌다. 강북구(-13.8%)와 금천구(-11.3%), 강서구(-10.3%), 은평구(-10.1%), 관악구(-10%)도 10%대 하락세를 보였다.
매매가격지수가 전고점 대비 95% 이상 회복력을 보인 곳은 11곳이었다.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포함해 양천·광진·강동·영등포·동작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오르는 곳만 오른다' 심리적 편향 강해져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21년엔 서울 어느 지역을 사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똘똘한 한 채나 신축 단지, 유망 재건축 단지가 있는 강남권과 한강변 등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몰리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는 지속해서, 더 심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분화하는 만큼 산술적인 수치만 보면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