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기에 한낮에도 서울 '체감 -12도'…전라·제주엔 눈폭탄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극 한기의 유입으로 4일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3도까지 내려가는 등 한파가 절정에 달했다. 많은 눈이 내린 전라도와 제주도에는 5일에도 눈폭탄 수준의 폭설이 예고돼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1.5도를 기록했다.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이보다 5도 이상 낮았다. 서울 중구 관측소의 경우 오전 한때 체감온도가 -23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서운 강추위는 낮에도 이어졌다. 서울은 한낮에도 체감온도가 -12도 안팎에 머물렀다. 서울 동북권에는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주중 영하 -10도 밑도는 한파 지속

이번 한파는 찬 공기의 통로가 한반도를 향해 열리면서 나타났다. 남쪽으로 흘러내려 온 북극 인근의 한기가 북서풍을 타고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강력한 추위가 찾아온 것이다. 여기에 강풍과 눈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는 겨울철 위험 기상인 한파·강풍·풍랑·대설특보가 동시에 내려졌다.

4일 오후 9시 발효 기준 기상특보 현황. 점 표시는 주의보,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경보다. 기상청 제공

4일 오후 9시 발효 기준 기상특보 현황. 점 표시는 주의보, 진하게 표시된 부분은 경보다. 기상청 제공

한파의 기세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의 아침 기온은 5일과 6일에도 -12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람이 약해지면서 체감온도는 다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남부 6일까지 최대 40㎝ 눈폭탄

제주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 많은 눈이 내려 탐방객이 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제주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 많은 눈이 내려 탐방객이 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대설특보가 내려진 충남과 전라, 제주도, 울릉도를 중심으로는 6일 오전까지 많은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눈이 내려 쌓인 상황이어서 차량이 고립되거나 구조물이 붕괴하는 등 폭설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4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제주 삼각봉과 무주 설천봉은 1m가 넘는 적설을 기록했다.

특히, 5일 새벽부터는 시간당 3~5㎝에 이르는 눈폭탄 수준의 강한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6일 오전까지 충남 남부 서해안에는 최대 15㎝, 전라는 20㎝, 제주 산지는 30㎝, 울릉도·독도는 40㎝의 적설이 예상된다.  

6일 오후에는 중부 지방에도 눈이 내릴 전망이다. 이에 서울 등 수도권에는 6일 오후부터 밤사이에 1~5㎝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모레(6일)까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겠고, 내린 비 또는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차량 운행 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저속 운행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