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트럼프 통화 열흘 걸렸는데 속타는 최상목, 추경엔 속도전 강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연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과 민생 법안 처리의 속도전을 강조했다. 최 대행은 4일 국무회의에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최근 반도체특별법 도입과 추가 재정 투입 등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지금 곧바로 시작해도 경쟁하는 주요국을 따라잡고 민생을 살리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2월 임시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과 에너지 3법(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법·해상풍력 특별법) 처리에 대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직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이 포함된 반도체 특별법 및 에너지 3법은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적 의사를 보여왔지만, 최근 이재명 대표가 전향적 태도로 보이며 통과 전망이 한층 밝아진 상태다. 

여야는 이날 최 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여한 4자 국정협의회를 다음 주 초에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최 대행은 다만 야당에서 요구하는 정부 추경안 마련에 대해선 여야 합의가 우선이란 입장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정(국회·정부) 국정협의회 2차 실무협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내주 초 최상목 권한대행과 여야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국정협의체를 열기로 했다. 뉴스1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정(국회·정부) 국정협의회 2차 실무협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내주 초 최상목 권한대행과 여야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국정협의체를 열기로 했다. 뉴스1

최 대행은 또한 국무회의에서 “금주부터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을 본격 가동한다”며 “일자리, 주거, 서민금융, 물가, 관세 전쟁에 대비한 업종별 대응 등 핵심 민생·경제 분야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개선 조치를 매주 1개 이상 강구해 속도감 있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행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통상 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칠 타격을 거론하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위기의식을 함께하며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대행 측은 미국발 경제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및 클로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 25%관세 부과 하루 전 한 달 유예에 전격 합의했다. 


2017년 4월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공동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7년 4월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공동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7년 트럼프 정부 1기와 마주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열흘 만에 통화가 이뤄졌지만, 최 대행은 아직 미국 측과 일정 조율도 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 대행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그해 4월 마이크 펜스 당시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찾아 황 대행과 면담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행의 대행 체제라 한계가 있고, 야당에서 끊임없이 최 대행 탄핵을 운운하니 일정 잡기가 쉽지 않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