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겨울 AG 北대표단 중국으로..."국위선양·우호국 관리 기조 반영"

북한 염대옥·김주식이 조가 15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북한 염대옥·김주식이 조가 15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2025년 하얼빈 겨울 아시안게임(AG)에 참가하기 위한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했다.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은 물론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삐걱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신문은 6일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체육상 김일국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이 중국에서 진행되는 제9차 겨울철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5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도 이날 평양국제공항에서 항공편으로 함께 출발했으며, 김영권 체육성 부상과 왕야쥔(王亚军)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공항에 나왔다.

대회 조직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피겨 페어의 염대옥(25)-한금철(25) 조와 남자 싱글의 노영명(24)등 3명을 출전 선수명단에 올렸다. 지난 대회인 2017년 삿포로 겨울 AG 당시 피겨 2명과 쇼트트랙 5명의 선수를 파견한 것보다 규모가 작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메달 획득 가능성을 우선에 두고 선수단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국위선양과 국익수호의 원칙에 따라 대회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라는 지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혈맹관계'를 관리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경계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꾸려왔기 때문이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에서 친선·우호 국가와의 관계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밝힌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북한 입장에서 중국의 존재는 중요한 외교적 자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관계에 파열음이 나지만, 중국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약 3억4735만 달러·약 5025억원)에서 '주문자 생산방식(OEM)' 무역이 절반 이상(56%)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주요 수출품인 시계·가발 등의 부품·원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와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헐값에 완제품을 넘기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VOA는 북한이 중국의 '하청국가'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한 해석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놨다.오 연구위원은 "그만큼 북한 경제의 대중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라며 "시장경제 도입을 통한 구조적인 개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북한 경제의 대중 하청생산 기지화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