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는 6일 한국기원에 보낸 공문에서 ‘규정 개정 결정을 내린 한국기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위기협회는 ‘합리적인 규정 변경으로 추후 한국기원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는 원활하게 개최될 것’이라며 ‘세계 공통 규칙을 제정하자는 한국기원의 의견에 공감하며 한·중·일 3국이 규칙위원회와 국제중재위원회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한국기원은 3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석을 사석 통에 넣지 않는 반칙을 2회 범하면 반칙패를 선언한다’는 누적 반칙패 규정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사석 규정 자체를 폐기하지는 않는 대신에 중국·일본 등과 규정 개정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이 같은 결정 내용을 즉시 중국에 전달했고, 이날 중국의 답변이 왔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3일 운영위원회 결과를 중국에 알리면서 규정 개정에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개최가 임박한 농심신라면배와 농심백산수배 등은 규정 개정 전까지 효력을 정지하고 심판의 주의(페널티 미적용)로 진행한다는 내용도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인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3차전과 제2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2차전은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의 불참 선언으로 지난 6일 개최가 불발된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 최고기사 결정전도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할 예정이다.
이른바 LG배 사태는 지난 23일 LG배 기왕전 결승전에서 한국이 신설한 사석 관리 규정을 어긴 중국 커제 9단이 벌점 부여에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중국위기협회는 LG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한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 불참과 중국바둑리그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를 선언했다. 동시에 중국 바둑계에선 LG배 결승 2국과 3국에서 커제에 반칙패와 기권패를 선언한 한국 심판 2명에 대한 징계, 커제의 결승전 상대인 한국 변상일 9단의 중국 주최 대회 참가 불가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 모두 심판 징계와 같은 민감한 문제는 일절 언급을 피했다. 문제가 된 사석 규정을 어떻게 개정할지에 대해서도 뒤로 미뤘다. 일단 예정된 일정부터 소화하자는 양국 바둑기관의 수습 의지가 읽힌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농심배 최종 라운드에서 커제와 변상일은 출전하지 않는다. 두 선수 모두 이전 라운드에서 조기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