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결혼해야지”
“애 가질 때 되지 않았니?”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단란한 분위기를 한번에 망칠 수 있는 잔소리 목록입니다. “잔소리를 하려면 세뱃돈을 주고 하라”며 잔소리 가격표가 등장할 정도예요. 미혼율은 올라가고 출산율은 떨어지는 시대, 자식의 연애·결혼·출산을 궁금해하는 부모의 마음도 이해는 됩니다. 어떻게 하면 부모·자식 간에 상처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을까요?
![세종대에서 '성과 문화'를 가르치는 배정원(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교수.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을 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젊은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34c552cd-a1ff-466e-bdcb-cc2defed4a1b.jpg)
세종대에서 '성과 문화'를 가르치는 배정원(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교수. 그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을 때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젊은 세대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26년간 성상담·성교육 전문가로 일하며 다양한 세대를 만나 온 세종대 배정원(53) 교수에게 해답을 구했습니다. 배 교수는 ‘성과 문화’라는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짝을 지어 데이트해 보는 과제를 내줘 화제를 모았는데요. 수강 신청이 3초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고 합니다. 책『배정원의 사랑학 수업』(행성B)에선 만남부터 관계 맺기, 섹스, 이별까지 실용적인 사랑의 조언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배 교수는 일단 “젊은 세대가 연애와 결혼에 대해 느끼는 무게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 무게감을 덜어 주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배 교수는 “결혼 언제 할 거니?”라는 질문 대신에 ‘이 방법’을 써 보라고 조언하는데요.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자녀가 명절에 예비 배우자를 데려왔는데, 부모 성에 차지 않는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26년 베테랑 상담 전문가는 자녀들과 연애와 결혼에 대해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자세히 물었습니다.
![사진 unsplash](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e3637593-56c8-4e84-8446-540d8256f86d.jpg)
사진 unsplash
❤️요즘 애들이 연애 안 하는 진짜 이유
청년들이 연애를 안 합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2022년)에 따르면, 19~34세 중 65.5%가 연애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결혼을 안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인가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뀐 이유도 있습니다. ‘내가 나로 잘 살고 싶기 때문’에 결혼과 연애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죠.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는 이유 1위가 ‘결혼자금이 부족해서’였습니다.
그래서 결혼의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을까요?
결혼정보회사(결정사)의 영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사는 배우자의 조건에 따라 등급과 계급을 매기잖아요. 결정사의 기준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눈이 끝없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혼의 무게감이 더 커지겠죠.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는 결혼 비용으로 약 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예정자는 2억3000만원을 예상해 비용은 매해 약 1000만원씩 증가했다. 사진 unsplash](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d9415915-56c5-4a9f-a5a3-aac62873c398.jpg)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는 결혼 비용으로 약 2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예정자는 2억3000만원을 예상해 비용은 매해 약 1000만원씩 증가했다. 사진 unsplash
❤️“결혼 안 하니?” 대신 이렇게 질문해라
부모 입장에서는 연애와 결혼을 안 하는 자녀가 걱정될 수 있어요.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저는 오히려 부모의 연애 시절 이야기를 자녀에게 들려주라고 권하고 싶어요. ‘성과 문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결혼 탐색 인터뷰’ 과제를 내줍니다. 부모님을 인터뷰하는 건데요.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는지,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지, 결혼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떻게 결혼 생활을 이어갈 것인지 물어보는 겁니다.
연애와 결혼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는 거군요.
“아이를 언제 낳을 거냐”는 질문도 명절 단골 질문입니다.
결혼과 육아에 대한 무게감을 국가와 사회가 덜어줘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배정원 교수는 "부모의 결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녀의 결혼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f2572ac2-13c2-4785-a0ba-ec480c5d42a9.jpg)
배정원 교수는 "부모의 결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녀의 결혼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계속)
자녀가 예비 배우자를 데려왔는데, 마음에 안 든다면?
“건달 같은 남자를 데려와도 반대하지 말라”
스무 살 딸이 건달 같은 남자와 결혼 후 암에 걸려 사망했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는 비난하지 않고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 결혼 후에 남자가 도박과 외도로 딸의 속을 썩였는데도요. 이 부모는 왜 그랬을까요.
배정원 교수가 부모들에게 전하는 조언, 더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686
〈더,마음〉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한강, 달변 아닌데 신기했다” 스피치 전문가도 놀란 연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6345
부부관계 좋은데 정신과 갔다…50대 주부 말 못할 속사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2017
중년男은 왜 아내에 분노하나…‘욱’하기 직전, 세련된 해소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6810
“불륜은 과학입니다” 그 길로 빠지는 대화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4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