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오른쪽 첫번째) 교수팀이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43f2d664-feb9-49e5-88d9-b688215cf2e7.jpg)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오른쪽 첫번째) 교수팀이 순수 복강경 기증자 우엽 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생체 간이식을 위해 기증자의 간을 절제할 때 개복 수술을 주로 시행하지만, 복강경 방식도 못지않게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을 기증한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도 복강경 수술한 경우가 개복술을 했을 때보다 적게 나타났다.
10일 서울아산병원은 간이식·간담도외과 김기훈·김상훈 교수팀이 2014~2023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을 위해 시행된 3348건(복강경 329건, 개복 3019건)의 기증자 우엽(간의 부위 중 오른쪽 갈비뼈 밑에 위치하는 부위) 절제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외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간 기증자에게서 수술 후 90일 내 합병증이 발생한 비율은 복강경 0.9%, 개복 3.7%로, 복강경 수술 시 합병증 발생률이 더 낮았다. 특히 복강경 수술로 간을 절제한 기증자에게서 담도계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간을 이식받은 수혜자에서 90일 이내 담도계 합병증이 발생한 비율과 장기 생존율은 두 수술 간 큰 차이가 없었다. 담도계 합병증 발생률은 복강경 18.3%, 개복 18%였고, 장기 생존율(5년)도 복강경 86.2% 개복 85.9%로 비슷했다.
순수 복강경 우엽 간절제술은 기증자의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장기를 관찰할 수 있는 기구를 넣고 우측 간을 절제해 빼내는 수술법이다. 기증자 입장에서는 배를 가르는 개복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빨라 선호된다.
하지만 의료진 입장에서는 개복술에 비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혈관을 보호하며 간을 절제해야 해 고난도 기술을 요한다. 복강경 수술에 적합한 기증자를 선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수술 후 기증자와 수혜자의 합병증 발생에 있어서 문맥(위장관·비장에서 나온 혈액을 간으로 운반하는 혈관)과 담도의 변이가 주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앞선 연구에서도 기증자의 간 크기 및 해부학적 구조 등 복강경 절제술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경우를 선별하는 기준을 마련한 바 있는데, 담도 변이 등의 위험인자를 고려하는 게 수술 안전성을 높인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낸 것이다.
김기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순수 복강경 절제술이 기증자 합병증이 적고, 수혜자 예후는 개복과 비교해 차이가 없어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간이식의 주요 합병증 위험인자인 문맥 및 담도 변이 등을 고려해 간 기증자를 신중히 결정한다면, 순수 복강경 절제술이 기증자 우엽 간절제의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