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0일 오전 1시 기준(개표율 89%) 1차 투표에서 중도우파 국민민주행동(ADN) 소속 다니엘 노보아(37) 대통령의 특표율은 44.3%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좌파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47) 후보는 43.9%를 기록했다. 그간 여론조사에선 노보아가 여유롭게 앞서 그가 1차 투표로 승리를 확정 지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과는 예상 밖의 접전이었다.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선 투표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0da1e6c3-13eb-460d-a651-19042747894f.jpg)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대선 투표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에콰도르 대선은 1차 투표에서 한 명의 후보가 과반을 얻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서야 당선이 확정되며 그렇지 않으면 1·2위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BBC는 "1차 투표 결과가 워낙 박빙이라 결선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23년 보궐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이어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당시엔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노보아가 결선에서 곤살레스에 역전승했다.
최연소 현직 국가 정상인 노보아 대통령은 에콰도르의 대표 무역 상품인 바나나 재벌 집안 출신이다.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노보아는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마약 갱단 소탕'을 공약하고 신자유주의 경제를 표방해 막판 돌풍을 일으켰다. 에콰도르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로 통했지만, 몇 년 사이 남미산 마약 유통 관문으로 전락하면서 '갱단들의 천국'이 됐다.
이에 노보아는 지난 2023년 11월 취임하자마자 '마약 갱단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갱단 조직원들을 대거 잡아들이는 등 공약을 거침없이 실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가 재임한 1년여 동안 에콰도르의 살인율은 지난 2023년 8237건에서 지난해 6964건으로 감소했다.
노보아는 친트럼프 행보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았으며 트럼프가 멕시코에 관세 부과를 위협하자, 에콰도르 역시 멕시코산 상품에 27%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에콰도르의 루이사 곤살레스 대선 후보가 9일 투표 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0/b9c0927d-9f6c-4fb9-beed-5ac50931ceda.jpg)
에콰도르의 루이사 곤살레스 대선 후보가 9일 투표 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 곤살레스는 에콰도르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서민 복지 강화와 사회 재통합, 전력망 혁신 등을 공약했다. 곤살레스는 1차 투표에서 노보아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후 결선투표에서 반(反)여권 표심을 결집해 대역전을 노리는 전략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그가 좌파 반미 성향인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2007~2017년 집권)의 후계자란 점은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단 분석이다. 에콰도르의 치안은 코레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미 마약단속국과의 협력을 중단하면서 악화했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